[시사저널] KT, 신년초 격려금 지급에 ‘엇갈린’ 반응
작성자: 최종관리자 | 조회: 431회 | 작성: 2022년 1월 7일 4:36 오후KT, 신년초 격려금 지급에 ‘엇갈린’ 반응
- 김용수 기자(yong0131@sisajournal-e.com)
- 승인 2022.01.07 11:21
노사합의서와 달리 팀장 최대 150만원 추가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KT가 신년을 맞아 전 직원에게 지난해 성과 등에 대한 특별격려금을 지급했지만 별다른 공지 없이 직책별 차등지급을 해 저연차 직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현모 KT 대표가 ‘원팀’을 강조한 것과 달리 내부 직원들의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KT노동조합과 노사합의를 통해 지난 3일 전 직원에게 특별격려금을 1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경영성과 창출을 위해 노력한 점과 올해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성장 가속화를 위한 격려 차원에서 지급됐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KT는 관련 내용을 노사합의서에 명시하고 직원들에 공유했다.
그러나 노사합의서에 명시된 금액 외에도 팀장은 100만원, 부장급 팀장은 15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등 직책별 차등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직원 동일하게 정액 지급하기로 한 특별격려금을 직책별로 차등지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단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3월 SK텔레콤도 노사합의를 통해 임금협상 타결금 명목으로 전 직원에게 800만원을 지급한 바 있다. 이는 임금 인상 및 성과급과는 별도다. 당시 SK텔레콤이 성과급 제도 개선을 위한 노사 합동 TF를 운영해 경제적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 등 대체 지표로 변경하는 것과 지급 방식 대폭 개선해 기준 금액 이상 받는 구성원 비율을 확대하기로 했다. 엔씨소프트도 김택진 대표 명의로 정규직·계약직·파견직·인턴 등 모든 직원에게 같은 금액으로 특별격려금 200만원을 지급한 바 있다.
KT 저연차 직원들 사이에서 동종업종 대비한 차등지급에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구 대표가 올해 신년사에서 원팀을 강조하고 정작 내부 구성원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 대표는 지난 3일 신년사를 통해 “2020년 9년만에 서비스 매출 15조원 돌파에 이어 지난해 더 큰 성장을 만들어냈다. 그룹사 매출 성장 규모는 KT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는 탄탄한 기반 위에서 서비스 매출 16조원대에 도전하는 성장의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다. 이제 단단한 원팀이 돼 KT그룹의 성장 스토리, 성장 역사를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KT 관계자는 “뜬금없기는 하지만 격려금을 준다니 나쁘지 않던 여론이 직책별 차등지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들끓고 있다. 직원들은 직책자만 최대 250만원을 주는 기준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있다”며 “성과를 차등해서 보상해야할 필요가 있다면 합리적 기준을 통해 성과를 측정해야 하는데, 직책자라고 더 높은 격려를 받을 이유가 있느냐. 이것이 구 대표가 강조한 원팀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T는 특별격려금과 직책급은 다르다면서도 직책자 격려금 추가 지급은 직책자 역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이번 격려금은 성과급이나 다른 상여금과 별개로, 특별 노사합의를 통해 지급된 것”이라며 “전 직원에게 준다는 것은 금액을 공평하게 나누기 위한 차원이고, 직책은 직원들을 격려하고 소통하는 역할이 추가되다 보니 책정해서 추가 지급한 것이다. 다만 직책자가 별도로 받는 직책급은 이번 격려금과 다르다”고 말했다.
KT 직원들 사이에서 격려금의 금액에 대해서도 매년 실적 성장에도 적절한 보상이 공유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불만이 터져나오는 와중에 차등지급 관련해서도 갈등이 누적됐다.
KT 직원들은 지난해 부문별 경영성과에 따라 상여금은 지급되지만 직원 대상으로 매출이나 영업이익에 따라 나눠 지급하는 성과급 제도가 없다며 불만을 표했다. 과거 이석채 회장 시절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성과배분(PS)’ 제도가 있었지만 황창규 회장을 거치며 폐지됐다. 대신 KT는 지난해 임금단체협상 결과로 1인당 45주(100만원 수준)의 자사주를 지급했다.
그러나 KT 직원들은 경영진이 ‘장기성과급’이란 명목으로 성과급을 받지만 성과에 대한 직원 배분은 없다고 지적했다. KT는 2020년 구현모 대표(5억여원 지급)를 포함한 임원들에게 28억원 상당의 주식을 지급했다.
여기에 경쟁사 SK텔레콤이 노사 합의로 성과급 지급 기준을 개선하기로 하면서 이같은 KT 직원들의 불만은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