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KT노조 전위원장의 문건으로 KT사측의 노조선거개입이 폭로되다!

이번 주에 발행된 주간지 한겨레21은 특집기획으로 이명박 정권 시기에 벌어진 국정원의 민주노조 파괴공작을 다루고 있다. 2009년 민주노총 탈퇴 등 국정원이 KT노조를 상대로 벌인 각종 공작도 그 중 하나였다. 당시 고용노동부 비서관으로 재직하며 국정원과 함께 민주노조 파괴공작을 실행한 주역인 이동걸은 KT노조 7대 위원장 출신인데, 자신의 친정격인 KT노조를 대상으로 각종 공작을 벌였다. 올해 2월 이와 관련된 재판의 1심 선고가 있었는데, 이 재판과정에 제출된 각종 자료들이 이번에 공개된 것이다.

● 회사에 의해 움직이는 노동조합!

특히 이번에 공개된 국정원 문건을 통해서 KT사측의 노조선거 개입 등 불법행위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동걸은 KT 동향과 자신의 활동내역에 대한 보고를 수시로 국정원에 제출하였는데, 이 보고서들에 KT 사측의 불법 행위들이 적나라하게 기록된 것이다. 아래에서는 그 주요 대목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동걸은 2008년 12월 제10대 KT노조 위원장선거를 앞두고 작성한 “KT노조 선거 관련 참고”라는 제목의 문건에서 “KT노조는 회사 측의 고도화된 현장조직 붕괴 전략으로(중략), 회사 측의 입장 정리에 따라 노동조합이 움직여”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동걸이 작성한 KT노조에 대한 회사개입 실태

​​또한 “KT 회사에서는 노조지부 단위를 책임지는 지사장·지점장의 (중략) 경영평가지표 중 비계량 목표에 노사관계 항목을 삽입. 각종 노사교섭에 따른 조합원 찬반 투표 결과, 각종 선거(대의원 및 지부장, 위원장)에서의 결과를 반영. 지사장·지점장 등은 본사의 지시에 따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조(원) 설득”에 나서게 된다고 회사의 선거개입 방식을 설명하는데, “KT노조 선거에 회사가 직접 개입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좌파(민동회) 등장을 반대”해서라고 서술하고 있다.​

​한편 해당 문건은 10대 위원장으로 최종 당선된 김구현을 “회사측 후보’로 규정하면서, KT노조 차기위원장의 역할로 “무쟁의 선언, 합리적 구조조정 시행, 민주노총 탈퇴”등을 거론하고 있는데, 이러한 이동걸의 구상은 2009년 민주노총 탈퇴와 연말에 있었던 5992명의 강제 명퇴를 통해 현실로 구현되었다.

● 한통속으로 움직인 KT사측과 국정원, KT노조!

​이동걸은 노조위원장 선거가 끝난 뒤인 2009년에는 ‘KT 노사관계 선진화(민주노총 탈퇴) 실천 방안’을 작성한다. 이 문건이 제시하는 ‘실천방안’ 중 하나는 대의원 선거에 회사를 동원하는 것이었다. “대의원 선출(지부 단위)관련 회사 책임자 지정(지사장). 반드시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자를 대의원으로 추천 선출 유도.”를 주요 방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MB정권의 국정원 또한 KT사측과 협력해 민주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움직였다. 재판에 제출된 또 다른 자료에 따르면 국정원은 2008년 KT노조위원장 선거 때, “강성후보 선거 전략 및 동향을 파악해 온건후보에 제공하고, 강성후보 낙선을 위해 사측의 노무관리 강화를 독려하는 등의 방법으로 온건후보의 당선을 지원”했다고 되어 있다.

▲ 국정원도 KT사측과 함께 KT노조선거에 개입하였다.

● 불법유착은 계속되고 있다!

노조위원장 출신인 이동걸이 스스로 폭로한 KT 사측의 불법 선거개입 및 어용노조와의 유착관계는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선 불법행위의 주역인 ‘노사협력팀’은 단 한 번도 단죄 받은 바 없다. 더구나 노사협력팀의 실세로 각종 불법행위를 주도해온 신현옥 경영관리부문장은 구현모 신임 사장 취임 후 부사장으로 승진하기까지 하였다.

KT노조 현 집행부는 어떠한가? 2014년 구조조정 밀실합의를 자행한 정윤모 전 위원장의 손해배상금을 노조비로 대신 갚아준 행위를 통해 현 집행부는 자신들도 이동걸로부터 이어지는 어용노조 일파와 한통속임을 드러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현 집행부의 주요간부들 또한 십 수년 동안 노조 중앙간부로 있으면서 한 배를 탔던 인물들이다. 김해관 위원장부터 2008~9년 당시 KT노조의 수석부위원장이지 않았던가?

지금이라도 KT노조는 부끄러운 과거에 대해 공개사과하고 진상규명에 나서야 할 것이다.또한 회사와 국정원의 공작에 협력한 노조간부들은 노동조합에서 제명하여야 한다.

● 회사와 어용노조의 유착을 끊어내자!

올해는 KT노조 선거가 있는 해이다. 언제까지 ‘회사의 입장정리에 따라 움직이는 노조’를 두고 보아야 하는가? 언제까지 회사가 노조 선거에 개입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위원장으로 만들어내는 꼴을 지켜보아야 하는가? 올해 연말 선거에서는 반드시 민주노조를 당선시켜 이러한 적폐를 끊어내야 할 것이다. KT민주동지회는 노동조합을 바로 세우고자 하는 KT내의 모든 세력과 함께 하고자 한다. 노동조합을 바로 세우는 길에 함께 하고자 하는 조합원들의 연락을 기대한다. 함께 합시다!

▲ 국정원 문건에 KT노조위원장으로 추천된 인사들은 현재도 KT노조의 핵심간부들이다!

국정원 공작의 피해자 조태욱은 즉각 복직되어야 한다.

국정원과 이동걸의 KT노조 대상 공작이 아직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인 이유는 국정원 공작의 피해자인 KT해고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고된 지 10년을 넘기고 있는 KT노동인권센터 조태욱 집행위원장이 그 피해자이다.

​조태욱 위원장은 2008년 당시 KT민주동지회 의장이었고, 그 해 12월 KT노조위원장 선거에 민주후보로 출마하였다. 조태욱 후보는 1차 투표에서 43% 득표하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결선투표 결과는 ‘회사측 후보’ 김구현의 당선이었다. 재판 자료에 나왔듯이 국정원이 나서서 “강성후보 낙선을 위해 사측의 노무관리 강화를 독려하는 등의 방법으로 온건후보의 당선을 지원”하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국정원과 조태욱씨의 악연은 2009년에도 이어졌다. 국정원과 이동걸이 진행한 KT노조의 민주노총 탈퇴가 진행되자 조태욱씨는 기자회견을 통해 공작의혹을 제기하였다. 회사는 조태욱씨를 경남 삼천포지사로 발령을 내며 탄압하였고 이후 회사 명예훼손 등을 사유로 해고까지 자행하였다.

해고 이후 조태욱씨는 KT노동인권센터의 활동을 주도하며 “CP(소위 ‘부진인력’)비밀퇴출프로그램”의 존재를 밝혀내고 관련 소송을 승리로 이끌어 회사의 피해자보상을 쟁취해냈다.(2018년 KT는 CP대상자 1002명에게 515만원 보상을 결정함).또한 2014년 구조조정 밀실합의의 책임을 묻기 위해 KT노조와 정윤모 등을 상대로 벌인 손해배상소송을 주관하여 승소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제 조태욱씨의 해고로 이어진 2008년 선거 결과와 2009년 KT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등이 모두 국정원의 불법 공작의 산물이었음이 밝혀진 만큼 조태욱씨는 즉각 원직복직되어야 한다. 회사는 조태욱씨를 즉각 복직시켜라! (관련 한겨레21 기사 링크)

​조태욱씨는 원직복직을 쟁취하기 위해 지난 5월 13일 서울고법에 해고무효소송의 재심을 청구한 상태이다. 아래에 링크한 원직복직탄원서를 모아 법원에 제출하고자 하니 많은 조합원들이 함께 해주실 부탁드린다.

☞ 조태욱 원직복직 탄원서 서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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