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2023년 5호] ‘구조조정 전문가’가 온다!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KT 신임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이 확정되었다. 김영섭 후보는 LG 출신의 ‘구조조정 전문가’ ‘재무통’ 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LG 구조조정본부 상무, LG CNS 경영관리부문 상무와 부사장, LG 유플러스 경영관리실 총괄, LG CNS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김 후보자는 8월 30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될 예정인데, 이전과 달리 대통령실과 여당 등에서 반발이 없었다는 점에서 무리 없이 통과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종 후보로 선정되기 전부터 대통령실 수석과의 인연을 들어 김후보자를 유력한 후보자로 거론한 보도가 다수 있었던 점도 눈에 띈다. 태세 전환이 빠르기로 남다른 KT노조 또한 8월 7일자로 즉시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

​​​● 구조조정 전문가?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LG CNS 대표로 있을 당시 부실 자회사 정리와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서 수익성을 강화했다는 평가와 함께 통신 분야에 대한 전문성은 떨어진다는 평가가 동시에 존재한다. ​​​

하지만 무엇보다 KT직원으로서 주목할 부분은 신임 사장 역시 이석채, 황창규 등 전임 CEO와 마찬가지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다. 과거를 돌아보면 정권의 낙하산 논란 속에서 KT CEO가 된 이석채와 황창규는 모두 KT입성 후 전광석화와 같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09년 1월 KT사장으로 취임한 이석채는 그 해 연말, 당시로는 단일기업 최대규모인 5992명의 KT직원을 강제 명예퇴직으로 몰아냈다. 황창규의 경우 2014년 취임 후 3달 만에 구조조정을 단행해 임금피크제 도입, 대학 학자금 폐지 등과 함께 8304명의 직원을 강제 명예퇴직으로 몰아낸 바 있다.

​이미 ‘구조조정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김영섭 신임 대표 또한 전임 낙하산 사장들과 마찬가지로 취임 초기에 강력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그는 LG CNS사장으로 있으면서 ‘이익 위주의 구조조정’을 적극 단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사업부문 분사, 자회사 매각, 조직 통폐합 및 인력 재배치, 강제적 명예퇴직 추진 등과 함께 KT의 오랜 구상인 ‘지주형 회사’ 전환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권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윤석열 정권이 도입하려다 주춤한 각종 ‘노동개악’을 KT에 선제적으로 도입하려 들 가능성도 있다.

KT노동자들이 지금부터 긴장하고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하는 이유이다.

​​​● 의구심과 우려

김영섭 후보자의 경영 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존재한다. 김후보자가 LG CNS 사장으로 있던 당시 발생한 사회보장정보시스템 먹통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다. LG CNS가 주도한 프로젝트로 22년 9월에 개통된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은 개통 직후 대량 오류가 발생하여 상당 기간 동안 각종 복지행정에 ‘먹통’ 사태를 초래하였다. 이에 대해 김영섭 사장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사과한 바 있으며, 해당 사태의 여파로 23년 3월 28일자로 LG CNS 사장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관련 기사)

​2018년 ‘아현국사 화재 통신대란’, 2021년 ‘부산발 전국 통신장애’ 등 각종 통신대란을 겪은 KT로서는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의 실패 사례를 보며 큰 우려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비용절감을 앞세운 투자 축소와 구조조정이 초래한 ‘통신 대란’과 해당 사태가 겹쳐 보이기 때문이다. ​

​​​​● 또 다시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나선 KT노조

KT노동조합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즉각 신임 CEO에 대한 환영성명을 발표했다. ‘전문성과 경영능력, 리더쉽을 겸비한’ 후보라는 찬사도 아끼지 않았다. 반면 김영섭 후보자 또한 낙하산 시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점, 사회보장정보시스템 ‘먹통’사태를 살펴보고 경영 능력을 검증할 필요성 등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예상되는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무리한 구조조정’을 펼쳐서는 안된다는 언급만 있을 뿐,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고 강력한 투쟁을 준비하는 자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낙하산 사장들에 대해 매번 환영성명을 내고, 이어진 구조조정도 적극 합의해줘 왔던 ‘어용’ 노동조합에 너무 과한 기대를 한 것일까?

​​​● KT노동조합을 바꿔내야 한다!

신임 사장 선임 이후 예상되는 구조조정에 맞서기 위해서는, KT민주동지회가 항상 주장해왔듯이 KT노동자가 나서서 노동조합을 정상화해야 한다. 신임사장이 선임되자마자 ‘용비어천가’를 불러대고,  구조조정 합의에 적극 맞장구를 쳐 온 KT노조에게 더 이상 우리의 운명을 맡길 수는 없지 않는가? 올해 11월경에 치러질 KT노조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진 이유이다.

KT노동자 모두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나가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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