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위험의 외주화가 낳은 비극, KT는 하청노동자 사망 사고 책임지고 재발방지에 나서라!

지난 7월 14일 경북 포항에서 KT의 케이블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노동자가 400kg이 넘는 케이블 드럼에 깔려 숨지는 비극이 발생하였다. 고인이 소속된 노동조합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성명서를 통해 분명히 밝혔듯이 이번 사고는 예견된 인재였다. 고인이 사망하기 전 노동조합은 위험한 작업환경을 지적하고 개선조치를 요구해왔지만 사측은 비용의 문제로 이를 거부해왔다고 한다. 고인이 소속된 대종통신건설(주)는 KT의 협력업체이며 사고가 발생한 해당 공사의 시행처는 KT대구경북광역본부이다.

현재 알려진 사고 경위는 다음과 같다. 고인을 비롯한 작업자들은 7월 14일 아침 06:30분 경 KT대구본부 흥해지점 앞마당에서 차량을 이용해 지상에 있는 케이블 드럼을 옮기는 중이었고, 인양중인 케이블 드럼 아래로 고인이 들어가는 순간 인양물을 매달았던 밧줄이 풀리며 인양물이 고인에게 낙하했다. 사고 직후 구급차를 불렀지만 고인은 현장에서 사망하고 말았다. 사고현장을 확인한 결과 낙하한 인양물과 크레인 사이 연결수단은 임시로 매듭을 만든 밧줄이 전부였다고 한다.

공공운수노조 대구지역지부 KT상용직대구경북지회는 최근 사측과 단체교섭 과정에서 위험한 작업환경을 지적하며 “중량물작업 안전펜스 설치”, “안전관리자 및 신호수 배치”등 안정조치를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측은 원청사인 KT에서 책정한 비용이 없다는 핑계로 노조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한다.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도 무시한 KT하청업체 뿐만 아니라 이를 수수방관한 KT도 이번 사고의 공범이다. KT건물 앞마당에서 일어난 이번 사고에 대해서 KT 구현모 사장은 책임을 인정하고 재발방지에 나서야 한다.

KT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중대재해는 KT민영화가 나은 폐해이기도 하다. 2002년에 KT가 민영화된 이후 KT는 통신공공성은 외면한 채 수익성만을 좇아 각종 업무를 외주화하였고 안전을 위한 투자는 외면해왔다. 2018년 아현화재로 인한 통신대란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바 있다. 수익성만을 추구하는 경영 하에서 KT노동자들과 KT계열사, 하청업체의 통신노동자들 모두 수시로 벌어지는 안전사고에 희생되어 왔다. KT민영화의 폐해를 되돌리기 위한 KT의 재공영화가 필요한 이유이다.

7월 17일, KT협력사 대종통신건설이 고인의 사망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공공운수노조와 합의함에 따라 7월 19일에 고인의 장례가 엄수되었다. 하지만 원청인 KT는 아직까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해 책임을 묻는 투쟁은 계속될 예정이다.

KT민주동지회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원청인 KT에게 제대로 된 진상조사 및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공공운수노조의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 KT는 책임을 인정하고 재발방지에 나서라!

2021.07.20
KT전국민주동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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