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점점 벌어지는 OTT 격차…앞서 나가는 SKT 웨이브·뒤로 가는 KT 시즌
작성자: 최종관리자 | 조회: 205회 | 작성: 2021년 1월 21일 5:39 오후점점 벌어지는 OTT 격차…앞서 나가는 SKT 웨이브·뒤로 가는 KT 시즌
- 원태영 기자(won@sisajournal-e.com)
- 승인 2021.01.21 16:56
[시사저널e=원태영 기자] 통신시장에서 경쟁하는 SK텔레콤과 KT의 희비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서 엇갈렸다. SK텔레콤 ‘웨이브’와 KT ‘시즌’의 격차는 최근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웨이브가 넷플릭스에 이어 국내 OTT 서비스 2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시즌은 가입자가 오히려 줄었다.
모바일 분석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의 최근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웨이브 월간 이용자수는 30만명이 지난해 6월과 비교해 증가한 반면, 시즌 이용자는 오히려 5만명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웨이브, 해리포터 도입 등 발빠른 대처로 이용자 크게 늘어
웨이브는 지난해 12월 기준 안드로이드·iOS 통합 월사용자 413만명을 기록해 1위를 차지한 넷플릭스(917만명)에 이어 OTT 사용자수 국내 2위를 차지했다. 반면 시즌은 184만명을 기록, 조사 대상 OTT 서비스 5개(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U+모바일tv, 시즌) 중 꼴찌다.
다른 분석 플랫폼인 와이즈앱 발표 자료에서도 시즌은 지난해 12월 기준 월간 이용자수 146만명을 기록, 조사 대상인 넷플릭스(758만명), 웨이브(269만명), 티빙(237만명), U+모바일tv(226만명), 왓챠(164만명), 시즌 등 6개 OTT 서비스 가운데 꼴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KT 시즌의 이용자가 늘지 않고 답보상태에 머무르는 것에 대해 콘텐츠에 대한 투자 부진과 플랫폼 경쟁력이 원인으로 꼽힌다. 웨이브의 경우 그동안 오리지널 콘텐츠, 월정액 영화서비스 강화, 독점 해외시리즈 등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를 해왔다. 웨이브는 오리지널 드라마 ‘녹두전’을 시작으로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였으며, 월정액 영화도 6000여편으로 크게 늘렸다.
웨이브는 사용자 화면 개편 등에 많은 공을 들였다. 지난해 3월 월정액 영화와 개별구매 영화를 분리, 이용자들의 혼란을 줄였고 자녀보호를 위한 성인콘텐츠 숨김·차단 기능도 도입했다. 지난해 6월 라이브채널 기능 개편과 함께 구매 프로세스를 간소화했으며 7월에는 방송과 영화, 해외시리즈 등 카테고리별 강화된 개인화 추천 기능을 도입했다.
최근 접근성 제고를 위해 모바일 화면 주 메뉴를 하단으로 이동시켰으며, 원하는 콘텐츠 장르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카테고리 메뉴를 신설했다. 아울러 오리지널 콘텐츠, 독점 영화, 해외시리즈 등 주요 콘텐츠 미리보기 자동 재생 기능과 프로필 이미지 개편 등도 도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경쟁 플랫폼인 왓챠가 ‘해리포터’ 시리즈 업데이트로 구독자가 크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자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등 인기 영화 시리즈들을 빠르게 업데이트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울러 국내 OTT 플랫폼 중 유일하게 지상파 실시간 시청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용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선안 발표한 시즌…여전히 답보상태
시즌도 다양한 개편안을 발표하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대거 제작하는 등 이용자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서비스 개편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 이탈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시즌은 기존 ‘올레tv 모바일’앱 이름을 바꿔 OTT 시장에 출시한 서비스다. 출시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기존 올레tv모바일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큰 문제점은 여전히 PC에서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출시된 OTT 가운데 PC를 지원하지 않는 서비스는 최근 출시된 ‘쿠팡 플레이’를 제외하고는 시즌이 유일하다. 모바일의 경우 이동하면서 영상을 보기에는 좋지만, 큰 화면으로 영상을 시청할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시즌의 경우 4K 고화질 서비스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작은 모바일 화면에서 해당 장점을 살리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KT는 지난해 11월 출시 1주년을 맞아 PC 서비스 추가를 비롯한 개선안을 발표한바 있다. 당시 KT는 지난해 12월 중 PC 서비스를 추가하겠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PC서비스는 없다. KT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 PC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KT는 누적 140여 타이틀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며, 국내 최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넷플릭스의 ‘킹덤’이나 ‘인간수업’, 최근 크게 흥행한 ‘스위트홈’처럼 소비자들의 기억에 각인될 만한 작품이 사실상 없다는 점에서 ‘최다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타이틀은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복잡한 요금제도 그대로다. 보통 OTT 요금제는 동시 시청 가능 인원수나 화질로 구분되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요금제 종류도 3~4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반면 시즌 요금제는 베이직, TV방송, 영화/시리즈, 애니/키즈/교육, 19+ 등 콘텐츠별로 구분했다. 특히 각 카테고리별 요금제가 5개 이상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복잡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다.
OTT업계 관계자는 “KT의 경우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한다’라는 느낌이 강하다”며 “기존 올레tv 모바일에서 뭐가 크게 달라졌는지 잘 모르겠다. OTT서비스를 제대로할 생각이 있다면 UI개편부터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