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무선통신 서비스 자회사인 KT파워텔이 매각 발표 하루 전 퇴근시간에 노조에 관련 사실을 알리면서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KT파워텔노조(위원장 박갑진)는 매각 결정 철회를 요구하며 25일부터 집회와 기자회견 등을 잇따라 열고 반대 의사를 밝힐 계획이다.
박갑진 위원장은 24일 <매일노동뉴스>에 “발표 하루 전인 지난 21일 오후 6시께 갑작스레 매각한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노동자에게 어떤 협의나 안내 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매각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KT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KT파워텔 지분 44.85%를 디지털 보안업체 ㈜아이디스에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대금은 406억원이다. 매각은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이디스는 발표 22일 이 같은 지분 인수 사실을 알리는 전자공시까지 마쳤다.
노조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협약에 정한 ‘노조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KT파워텔 노사는 단체협약에 조합원의 신분변동이 있으면 조합과 협의하도록 한 조항을 뒀다. 회사 매각으로 인한 소속 변경도 신분변동으로 보고 협의가 필요하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박갑진 위원장은 “사용자쪽은 그간 매각과 관련해 어떤 설명이나 협의 요청이 없었다”며 “21일 처음 소식을 접하고 22일 사용자쪽에 설명을 요구했으나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노조 요구에 사용자쪽은 25일 오후께 노동자 대상 설명회를 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KT파워텔 매각은 KT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1985년 KT그룹 1호 그룹사로 문을 연 KT파워텔은 해양경찰청·군부대·자치경찰단 등 국가기관·시설에 디지털 무전기를 공급한 사업자다. 노조는 이런 회사를 갑자기 매각하는 것은 국가기간통신사로 출범한 KT의 사회적 책무를 도외시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박갑진 위원장은 “매수자인 아이디스는 CCTV 사업을 하는 보안업체”라며 “KT가 사업 관련성도 없는 회사에 헐값으로 회사를 매각해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25일 서울 양천구 KT파워텔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조만간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앞에서도 항의집회를 연다. 이후에도 방역지침을 준수하면서 집회를 계속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