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KT노동조합은 차기회장을 논하기 전에 황창규 퇴진부터 요구하라!

KT노동조합이 4월 15일자로 ‘노동조합을 배제한 KT 차기회장 선임은 용납할 수 없다’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김해관 위원장은 ‘강력한 투쟁’을 예고하며 삭발까지 하였다. 그 동안 낙하산 경영진이 KT를 다 망쳐놓고 있을 때 옹호성명이나 내던 KT노조로서는 뜬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지금이 어떤 시기인가? KT 채용비리에 대한 검찰 조사가 본격화되면서 서유열 전 홈부문사장이 구속되었고, KT노조 또한 연루의혹이 불거진 상태이다. 자신이 연루된 초유의 관심사인 채용비리 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으면서, KT이사회가 차기회장 선임 절차를 노동조합과 협의하지 않았다고 비판성명을 발표하고 ‘투쟁’을 운운하는 것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KT노조의 지난 행적을 돌아 보면 이런 행보가 곱게 보일 리 없다. 우선 KT노조는 이명박의 낙하산으로 KT회장이 되어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인공위성까지 팔아먹은 이석채 전 회장에 대해 두 번이나 지지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한 번은 연임 지지성명(2011.11.22)이었고 또 한 번은 KT안팎에서 빗발치던 퇴진요구에 맞서 그를 옹호하는 성명(2013.8.30)이었다. 박근혜의 낙하산인 현 회장 황창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취임 직후 환영성명(2013.12.26)을 발표하더니 박근혜 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확인된 2017년에도 연임 지지 성명(2017.1.10)을 발표하였다. 이랬던 KT노조가 갑자기 위원장이 삭발까지 하면서 ‘강력한 투쟁’을 예고하니 무슨 ‘쇼’를 하는 거냐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이다.

​성명서 내용 또한 가관이다. KT노조는 성명서에서 현재 KT를 위기로 몰아넣은 주범인 황창규 회장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비판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황창규의 거수기에 불과한 KT이사회를 비판하려니 말이 꼬일 수 밖에 없다. 가령 KT노조는 현재 거론되는 차기회장 후보들이 ‘낙하산 인사나 대내외적인 적폐인사들’이라며 비판하였다. 하지만 황창규야 말로 낙하산 적폐인사의 핵심이 아니던가? KT노조가 낙하산 적폐인사라고 비판하는 KT내 차기회장 후보들을 자신의 후계자로 내세운 장본인이 바로 황창규였다. 따라서 KT노조가 진정 KT 내의 낙하산을 청산하고 싶다면 당장 황창규 회장의 퇴진부터 요구해야 할 것 아닌가?

​오늘 국회에서는 KT아현화재로 인한 통신대란을 다루는 청문회가 열리고 있고 황창규도 출석하였다. 작년 연말 벌어진 KT아현국사 화재가 통신대란으로 번진 것은 황창규가 비용절감을 위해 안전 투자를 소홀히 하고 외주화를 확대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통신대란의 책임을 분명히 가리고, 비리 연루, 노동탄압 등 KT를 망쳐놓은 황창규의 각종 죄악들도 철저히 파헤쳐 저야 한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시점에 KT노조가 뜬금없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은 오히려 초점을 흐리려는 의도가 아닌 지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 더구나 같은 날 KT노조는 꾀죄죄한 2019년 임단협 요구안을 갑작스레 발표하며 황창규를 정상적인 노사파트너로 부각시키기도 하였다. KT노조는 예전처럼 노골적인 ‘옹호성명’을 발표하기는 군색하니 이런 식으로라도 ‘황창규 도우미’ 역할을 수행하려는 것인가?

​행여라도 진정 KT노조가 낙하산 경영진을 옹호해온 과거를 반성하고 새로 출발하려면 꾀죄죄한 임단협 요구안은 일단 집어넣고 황창규 회장의 퇴진부터 요구할 일이다. 제대로 된 노동조합이라면 우선 각종 비리로 땅에 떨어진 KT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 황창규 퇴진 투쟁에 나서지도 않으면서, 제 아무리 ‘낙하산’을 운운하고 삭발을 한 들 이는 국민들의 비웃음만 살 뿐임을 KT노동조합 어용집행부는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다.

​2019.4.17

KT전국민주동지회




소식지/성명서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