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황창규 회장 KT 지배구조 개선은 ‘공정한 대한민국’ 신호탄

[공감신문 입법공감] 황창규 회장 KT 지배구조 개선은 ‘공정한 대한민국’ 신호탄

국회서 국회의원, 학계 등 전문가 모여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논의…”지배구조,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해야”

  • 박진종 기자
  • 승인 2018.05.30 18:28

[공감신문] 황창규 KT 회장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연루를 비롯해, 불법 정치자금 제공, 노동조합 선거 개입과 같은 부당노동행위 등 갖은 의혹들을 받는 중이다.

다수의 주주와 노동자들이 모인 대기업의 최고경영자에게 이같은 의혹들이 제기됐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퇴진의 사유가 되지만, 황창규 회장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떻게 이런 비상적인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일까? 의문에 대한 답은 지배구조에 있다. KT의 지배구조 자체가 비정상적이기 때문에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KT와 같은 비정상적 기업 지배구조는 비단 KT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조양호 회장 일가의 한진그룹 역시 같은 상황이며, 다수의 기업들이 바르지 못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30일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시대, 기업 지배구조 개선 토론회’ 참석자들 왼쭉부터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실행위원,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허영구 투기자본감시센터 자문위원,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 박헌용 더나은IT포럼 의장,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 곽정수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한영도 상명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 박진종 기자

30일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과 참여연대가 공동 주최하고, 더나은IT세상 포럼이 주관한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업 지배구조 개선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를 주최한 고용진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나라 다수의 기업들에서 정경유착이나 황제경영과 같은 문제들이 아직도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공정한 대한민국’의 핵심적인 재벌개혁 과제다. 어떤 고상한 경제이론이라기보다는 경제 상식과 정의의 문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의원의 개회사처럼 지배구조와 관련한 논란과 개선의 요구는 거듭 나오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목적인 현재까지도 문제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상태가 지속한다면 주주들의 피해는 물론이며, 국민과 노동자, 나아가 국가 전체에 피해를 발생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토론회 발표자로 참석한 박헌용 더나은IT세상 포럼 의장은 기업 지배구조가 바르지 못한 경우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는지 정리했다. 특히, KT와 같은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문제점에 역점을 두고 설명했다.

박헌용 더나은IT세상 포럼 의장 / 박진종 기자

박 의장에 따르면 기업의 사외이사(이사회)는 독립성과 투명성이 보장돼야 한다. 구체적으로 경영자는 이사회로부터 독립한 경영을 해야 하며, 이사회 역시 공정한 감시·견제 기구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KT처럼 지배구조가 정상적이지 못한 소유분산기업들은 정권의 성향에 맞는 최고경영자(CEO)가 선임되고, 그 최고경영자는 자신의 경영을 감시·견제가 아닌 보호해줄 이사회를 구성한다. 이렇게 되면 정권에 의해 선임된 최고경영자가 독단적인 기업 경영을 할 수 있게 된다.

비정상적으로 구성된 최고경영자와 이사회가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고 자사의 노동자를 제대로 보호할 수 있을까? 그 사례는 앞서 언급한 황창규 회장의 KT만 봐도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

KT는 황창규 회장 취임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이다. 또 황창규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8300명을 구조조정하고, 통신 선로 개통 및 AS업무를 외주화했다. 정규직인 좋은 일자리를 나쁜 일자리로 대체한 것이다. 이는 박근혜 정권 당시 여러 기업들에서 나타난 전형적인 사례들이다.

기업의 상황은 악화하고 있는데 최고경영자인 황창규 회장은 통신 3사 CEO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황창규 회장의 잘못된 행보를 바로잡아야 하는 이사회가 황 회장의 비호세력이라는 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업 지배구조 개선 토론회’ 참석자들이 지배구조 개선이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바라보고 있다. / 박진종 기자

박근혜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 정권이 바뀐 후, KT 내외부에서 지적이 제기되고 논란이 발생할 때 마다 KT 홍보실과 일부 언론은 ‘전형적인 정권의 최고경영자 흔들기다, 기업 경영을 오히려 위태롭게 한다’는 등의 주장을 펴왔다.

KT 이사회가 견제·감시를 공정하게 제대로만 했었어도 내외부에서 황창규 회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일은 없었을 터다. 그러나 이사회는 황 회장을 연임시켰다.

이제는 사외이사 등 이사회가 투명해지고 독립성을 갖춰야 하며, 지배구조를 개선해 정권으로부터 완전한 독립 경영을 해야 한다. 그래야 박근혜 정부에서 발생한 일들을 막을 수 있다.

그 출발점은 황창규 회장의 KT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그렇게 시작한 투명한 지배구조는 0.01%의 지분으로 제왕적 권한행사를 하고 있는 조양호 회장의 한진그룹 같은 기업들에도 퍼질 것이다.

기업의 비정상적 지배구조는 주주의 피해를 넘어 국민과 노동자, 국가의 피해를 발생시킨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법들을 개정해, 비정상적인 지배구조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박진종 기자 | pjj@go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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