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헌재, 도보·대중교통 출퇴근 사고도 산재 인정

헌재, 도보·대중교통 출퇴근 사고도 산재 인정

등록 :2016-09-30 15:52수정 :2016-09-30 22:13

 

사업주 제공 교통수단 사고만 산재 인정한
산재보험법 조항 헌법불합치 결정…법 개정해야
사업주가 제공하는 교통수단으로 출퇴근하던 중 일어난 사고만 산업재해로 인정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했다. 자가용이나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다 일어난 사고도 산업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회는 내년 12월31일까지 관련 법 조항을 개정해야 하며, 그때까지 개정되지 않으면 이 조항은 효력을 잃게 된다.

헌재는 자전거로 퇴근하다 교통사고가 난 노동자가 근로복지공단에서 요양불승인처분을 받자 ‘산재보험법 제37조’가 평등원칙에 어긋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과거 합헌 결정을 뒤집고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고 30일 밝혔다. 산재보험법 제37조는 출퇴근 교통사고 중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만을 업무상 사고로 인정하고 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도보나 자기 소유 교통수단, 대중교통수단 등을 이용하여 출퇴근을 하는 산재보험 가입 근로자(비혜택근로자)는 사업주가 제공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출퇴근하는 산재보험 가입 근로자와 같은 근로자인데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차별취급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헌재는 “이들을 구별하여 취급할 합리적 근거가 없는데도 비혜택근로자에게 경제적 불이익을 주어 합리적 이유없이 자의적으로 차별하는 것이므로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안창호 재판관은 “근로현장에서 산업재해로 인한 장애·질병 등으로 ‘인간의 존엄에 상응하는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질적인 생활’에 위협을 받는 국민에게는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조치가 이루어져야 함을 헌법이 요청하고 있다”며 지난 2013년 같은 조항에 대해 합헌에서 헌법불합치로 의견을 변경한 이유를 밝혔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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