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 백혈병 소재 ‘또 하나의 약속’ 2014년2월6일 개봉

삼성반도체 백혈병 소재 ‘또 하나의 약속’ 6일 개봉
시민 1만여 명 제작두레 3억 모아

황해윤 nab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4-02-03 06:00:00
▲ 삼성반도체 백혈병 발병을 다룬 영화 `또 하나의 가족’의 한 장면.

 자본은 우위에 있는 힘으로 쉽게 개별 노동자들을 누르고 관리하지만, 거기에 맞서는 이들은 항상 있어 왔다.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맞서는 이들’의 이야기다. 그것도 대한민국의 권력으로 자리한 ‘삼성’에 맞서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다. ‘또 하나의 약속’은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 씨의 실화를 소재로 삼성 반도체 집단 백혈병 발병 문제를 수면위로 끌어낸다.

 바로 그러한 이유로 영화는 회자되기도 하고, 회자되지 않기도 한다. 삼성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만로 영화의 제작부터 상영에 이르기까지가 쉽지 않았으리란 짐작이 가능하다. 투자자를 모으기 쉽지 않아 영화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지만 평범한 개인들이 힘을 보탰다. 1만 명의 시민들이 제작두레에 참여해 3억여 원을 모았다. 뜻있는 영화인들도 의기투합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오는 6일 전국 20여 개의 상영관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태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배우 박철민, 윤유선, 김규리 씨 등이 출연했다.

 영화는 앞서 말했듯 삼성반도체에 입사해 백혈병으로 사망한 황유미 씨와 그의 아버지 황상기 씨의 사연을 중심으로 한다.

 고 황유미 씨는 지난 2003년 삼성 반도체 기흥 공장에 입사, 2년 여간 생산직 노동자로 일했다. 그리고 유미 씨는 2005년 심한 어지럼증으로 찾은 병원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골수이식 후 항암치료를 지속하던 유미 씨는 2007년 아버지가 몰던 택시 뒷좌석에서 23살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는 석연치 않은 딸의 죽음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무작정 언론사, 인권시민단체들을 찾아다녔다. 이를 계기로 ‘반도체 노동자의 인권 지킴이 반올림’이 결성되었고 이는 또 다른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의 제보가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

 반올림 결성 후 지금까지 밝혀진 삼성반도체나 LCD 등 삼성의 첨단 전자공장에서 백혈병, 뇌종양, 희귀 암과 희귀질환에 걸린 노동자의 수는 180여 명이고 그 중 60여 명이 사망했다. 하청노동자 및 타 반도체 공장 노동자까지 포함하면 200여 명이 넘는 피해 제보가 들어왔다. 이 중 40명의 노동자가 근로복지공단 및 법원에 반올림과 함께 산재신청을 하고 산업재해 인정을 위해 싸우고 있다.

 오랜 싸움 끝에 고 유미 씨는 지난 2011년 1심에서 산재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의 항소와 삼성전의 소송 참가로 현재 3년째 서울고등법원에 재판이 계류 중이다. 이번 영화 개봉으로 삼성 반도체 노동자들의 산재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크다.

 우여곡절 끝에 영화 상영이 된 만큼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영화 상영관 수를 늘리기 위해 영화관람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영화 개봉 첫 주 예매율과 관객점유율이 상영관 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예매를 독려하는 글들도 종종 보인다.

 광주에서는 동구 메가박스 광주9에서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을 만나볼 수 있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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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또 하나의 가족' 상영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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