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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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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4일 11:29 오전
고 이남종씨 장례위 유서 공개
“원칙을 지킨다는 박 대통령, 왜 자신에겐 들이대지 않나요”
경향신문 박순봉·강현석 기자 gabgu@kyunghyang.com
ㆍ“경찰이 고인의 뜻 왜곡·축소”
ㆍ4일 광주 망월동 묘역 안장
“원칙을 지킨다는 박근혜 대통령은 그 원칙의 잣대를 왜 자신에게는 들이대지 않는 것입니다(까).”
2013년 마지막 날 서울역 앞 고가도로에 ‘특검 실시’ ‘박근혜 사퇴’라고 쓴 팻말을 걸고 스스로 분신한(경향신문 2014년 1월2일자 2면 보도) 이남종씨(41)의 유서(사진)가 공개됐다. 민주투사 이남종 열사 시민 장례위원회(장례위원회)는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서 이씨의 유서와 유품을 공개했다.
이씨는 생을 마감하기 전 7개의 유서를 남겼다. 형, 동생, 어머니, 지인 등에게 쓴 유서 5개와 국민들에게 남긴 유서 2개다. 국민들에게 남긴 첫 번째 유서에는 “많은 국민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공권력의 대선개입은 고의든 미필적 고의든 개인적 일탈이든 책임져야 할 분은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던 그 양심이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이 아니길 바랍니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두 번째 유서에는 “보이지 않으나 체감과는 공포와 결핍을 제가 가져가도록 허락해주십시오. 두려움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라고 쓰여 있다.
장례위원회는 이날 유서를 공개하며 “경찰이 이씨의 취지를 왜곡·축소했다”고 비판했다. 장례위원회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경찰이 이 열사의 (분신) 취지를 흐리기 위해 빚 얘기를 언론에 퍼뜨렸지만 생활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었다. 이씨의 가족들도 생활고는 이유가 아니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최헌국 촛불교회 목사는 “경찰이 발표한 이 열사의 보험 명의 이전도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보험은 운전자 보험으로 매달 2만2770원이 납부금액이었고, 운전자 보험이 없던 동생을 위해 명의를 돌린 것으로 분신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씨의 장례는 민주시민장으로 치러진다. 4일 오전 발인해 서울역 광장에서 영결식을 가진 뒤 광주시내에서 노제를 지낼 예정이다. 장지는 광주 망월동 민주묘역이다. 광주시는 “장례위원회가 요청하면 시립묘지인 북구 망월묘지 제3묘역 안장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