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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KT 일감 몰아주기’ 구현모 최측근 정조준… 내부 이권카르텔 주목

입력2023.05.2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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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배정 특혜 입은 하청업체 임원 재직
압수수색 대상 올라 다른키맨지목
본사일감 발주사물량 몰린 업체 이적
구현모관계업체 잇는 가교 역할로 의심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지사. 연합뉴스

KT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구현모 전 대표의 최측근인 KT 관계사 임원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KT 본사를 비롯해 KT텔레캅과 KDFS 등 의혹에 연루된 대부분 업체에서 몸담았던 인사로, 검찰은 해당 임원이 구 전 대표 등 윗선 수사 과정에서 징검다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이정섭)는 16일 구 전 대표 등 KT그룹 전·현직 임원의 공정거래법 위반(거래상 지위남용) 등 혐의와 관련해 KDFS 상무인 A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A씨의 자택을 포함해 KT 본사·계열사 사무실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A씨가 2020년 구 전 대표 취임 직후 KT 본사에서 KT텔레캅으로 자리를 옮긴 점에 주목한다. A씨는 고교 동창인 구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KT 내 시설관리사업과 관련한 의사결정에 장기간 참여했다. 그가 특별한 이유 없이 본사를 떠난 배경에 구 전 대표의 판단과 지시가 있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A씨는 KT텔레캅으로 이동해 시설관리 일감 발주를 맡았던 기존 KT에스테이트 업무를 넘겨받는 작업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KT텔레캅의 용역 하청 물량 조정 과정에서 혜택을 본 시설관리업체 KDFS의 상무로 재취업했다. A씨는 구 전 대표뿐 아니라 황욱정 KDFS 대표와도 신우회 활동 등으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KT가 시설관리 업무를 재하청하는 과정에서 품질평가 기준을 특정업체에 유리하게 바꿔 특혜를 줬다고 의심한다. KT텔레캅은 KT에서 수주받은 시설관리 일감을 KDFS, KSmate, KFnS, KSNC 등 4개 하청업체에 맡긴 뒤 연말 품질평가를 통해 물량을 조정해왔다. 이 과정에서 KDFS에 배당된 물량이 2016년 45억 원에서 2021년 494억 원으로 10배 넘게 늘어난 반면, 나머지 업체들은 최대 100억 원대 손해를 봤다.

검찰은 KT텔레캅과 피해업체 임원 등을 참고인 조사하는 과정에서, A씨가 KT텔레캅으로 자리를 옮긴 뒤 KT의 물량 몰아주기로 피해를 봤다고 KT텔레캅에 호소한 업체들의 의견서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씨와 구 전 대표는 물론 황욱정 KDFS 대표와 신모 KT 경영지원부문장도 피의자로 입건한 상태다. KT그룹 시설관리사업의 실무를 책임졌던 신 부문장이 일감 몰아주기 의혹의 중심에 있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전 대표 지시 혹은 묵인으로 신 부문장과 A씨가 물량 몰아주기를 주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검찰은 황 대표가 KDFS 자금 수억 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도 들여다보고 있다. 황 대표는 남중수 전 대표 시절인 2005~2008년 요직인 자산경영실장을 맡았고, 남 전 대표가 2008년 납품비리 사건으로 구속됐을 때는 옥바라지를 한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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