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공소장에서 밝힌 박근혜의 위법한 지시 내용 모음

검찰 공소장 “대통령이 지시하면 안종범과 정호성이 움직였다”

입력 : 2016.11.20 20:47 | 수정 : 2016.11.20 21:01

20일 검찰의 ‘최순실 게이트’ 수사 결과 발표를 놓고 청와대와 검찰이 정면 충돌했다. 검찰은 박 대통령을 최순실의 ‘공범’으로 지목한 반면 청와대는 “모든 게 상상과 추측”이라고 맞받았다.

검찰은 왜 박 대통령을 ‘헌정 사상 첫 현직 대통령 피의자’로 만든 것일까. 답은 법원과 검찰이 이날 공개한 최순실·안종범·정호성 공소장에 나와 있다.

공소장은 곳곳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정호성 비서관이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음을 밝히고 있다. 곧 이뤄질 재판에서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공소장 내용만 놓고 보면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은 국가를 위한 선의에서 이뤄졌다’는 청와대의 지금까지 주장은 뿌리부터 흔들릴 수 밖에 없다.

검찰이 공소장에서 밝힌 박 대통령의 지시 내용만 따로 모아봤다.

▲피고인 안종범은 2015년 7월 20일경 (박근혜)대통령으로부터 ‘10대 그룹 중심으로 대기업 회장들과 단독 면담을 할 예정이니 그룹 회장들에게 연락하여 일정을 잡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안종범은 대기업 회장들과 단독 면담을 마친 대통령으로부터 ‘전경련 산하 기업체들로부터 금원을 갹출하여 각 300억원 규모의 문화와 체육 관련 재단을 설립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

피고인 최순실은 대통령으로부터 ‘전경련 산하 기업체들로부터 금원을 갹출하여 문화재단을 만들려고 하는데 재단의 운영을 살펴봐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받고 임원진을 자신이 지정하는 사람들로 구성하여 재단 업무 관련 지시를 내리고 보고 받았다.

▲피고인 안종범은 2015년 10월 19일경 대통령으로부터 ‘2015년 10월 하순경으로 예정된 리커창 중국 총리 방한때 양국 문화재단 간에 양해각서를 체결하여야 하니 재단 설립을 서둘러라’는 지시를 받았다.

▲피고인 안종범은 2015년 10월21일 대통령으로부터 ‘재단 명칭은 용의 순수어로 신비롭고 영향력이 있다는 뜻을 가진 미르라고 하라. 이사장은 김모, 이사는 장모, 이모, 송모, 조모, 김모로 하고 사무총장은 이모로 하라. 사무실은 강남 부근으로 알아보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고 최모에게 이를 전달했다. 앞서 피고인 최순실은 2015년 9월말부터 10월경까지 문화재단에서 일할 임직원을 선정했고 같은 달 하순경 문화재단의 명칭을 ‘미르’라고 정했다.

▲피고인 안종범은 2015년 11월 및 12월 대통령으로부터 ‘정모 이사장, 김모 사무총장, 정모 감사, 이모 재무부장 등을 K스포츠재단의 임원진으로 하고 사무실은 강남 부근으로 알아보라’는 지시와 함께 정관과 조직도를 전달받았다. 앞서 최순실은 2015년 12월 초순경 K스포츠재단 이사장과 사무총장 등 임원진 명단을 이메일로 정호성에게 보냈다.

▲피고인 안종범은 2014년 11월27일경 대통령으로부터 ‘(최순실 딸의 초등학생 동창생 부모 회사인) 케이디코퍼레이션은 흡착제 관련 기술을 갖고 있는 훌륭한 회사인데 외국 기업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으니 현대자동차에서 그 기술을 채택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는 지시를 받았다.

▲피고인 안종범은 2016년 2월15일경 대통령으로부터 (최순실이 만든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의 회사 소개 자료를 건네받으며 ‘위 자료를 현대자동차 측에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고 대통령 단독 면담을 마친 현대차 김모 부회장에게 전달하며 ‘이 회사가 현대차 광고를 할 수 있도록 잘 살펴봐 달라’고 했다.

▲안종범은 2016년 2월15일부터 22일 사이에 진행된 대통령과 현대차 등 8개 그룹 회장 단독 면담이 모두 마무리될 무렵 대통령으로부터 ‘플레이그라운드는 아주 유능한 회사로 미르 재단 일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기업 총수들에게 협조를 요청하였으니 잘 살펴보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기도 했다.

▲안종범은 2016년 3월10일경 대통령으로부터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 2016년 3월14일 단독 면담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2016년 3월14일 이뤄진 대통령과 신 회장 단독 면담직후 대통령으로부터 롯데그룹이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과 관련해 75억원을 부담하기로 했으니 그 진행상황을 챙겨보라는 지시를 받았다.

▲포스코그룹 권오준은 2016년 2월22일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하는 자리에서 대통령으로부터 ‘포스코에서 여자 배드민턴팀을 창단해 주면 좋겠다. (최순실씨가 만든 회사) 더블루케이가 거기에 자문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다’는 요청을 받았고, 피고인 안종범은 대통령 면담을 마치고 나온 권 회장에게 미리 준비한 더블루케이 조모 대표의 연락처를 전달하며 만나보라고 했다.

▲안종범은 2015년 1월경 및 8월경 대통령으로부터 ‘이모라는 홍보 전문가가가 있으니 KT에 채용될 수 있도록 KT 회장에게 연락하고 신모도 이모와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지시를 받고 KT 회장에게 연락해 ‘윗선 관심사항인데 이모는 유명한 홍보전문가이니 채용해주면 좋겠다. 신모는 이모 밑에서 호흡을 맞추면 좋을 것 같으니 함께 채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최순실은 이모와 신모를 차은택으로부터 추천받았다) 2015년 10월경 및 2016년 2월경 안종범은 대통령으로부터 ‘이모 신모의 보직을 KT의 광고 업무를 총괄하거나 담당하는 직책으로 변경해 주라’는 지시를 받고 KT 회장에게 연락해 두 사람을 KT IMC 본부장과 상무보로 각각 인사 발령내 줄 것을 요구했다.

▲안종범은 2016년 2월경 대통령으로부터 ‘(최순실 소유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가 KT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고 KT 회장 등에게 전화를 걸어 ‘VIP 관심사항이다. 플레이그라운드라는 회사가 정부 일을 많이 하니 KT의 신규 광고대행사로 선정해 달라’는 취지로 요구해 관철시켰다.

▲안종범은 2016년 1월23일 대통령으로부터 ‘(관광공사 자회사인) GKL에서 장애인 스포츠단을 설립하는데 컨설팅할 기업으로 (최순실 소유 회사인) 더블루케이가 있다. GKL에 더블루케이 회사를 소개해 줘라. GKL 대표이사 이모와 더블루케이 대표이사 조모를 서로 연결해 주라’는 내용의 지시와 함께 조모의 연락처를 받았다. 안종범은 그 무렵 대통령으로부터 ‘K스포츠가 체육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기관이니 사무총장을 김종 차관에게 소개시켜줘라’는 지시를 받고 그대로 했다.

▲안종범은 2015년 2월17일 대통령으로부터 ‘(포스코의 광고 자회사격인) 포레카가 대기업에 넘어가지 않도록 포스코 권 회장과 김모를 통해 매각절차를 살펴보라’는 지시를 받고 그 무렵 포스코 권 회장에게 전화해 ‘포레카 매각절차가 진행중인데 (최순실이 설립한 광고회사) 모스코스가 포레카를 인수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취지로 요구했다.

▲정호성은 2013년 10월경 대통령 지시를 받아 ‘복합생활체육시설 추가대상지 검토’ 문건을 자신과 최순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외부 이메일에 첨부해 전송하는 방법으로 최순실에게 전달했다.

▲정호성은 2013년 1월경부터 2016년 4월경까지 대통령 지시를 받아 총 47회에 걸쳐 공무상 비밀 내용을 담고 있는 문건 47건을 최순실에게 이메일 또는 인편 등으로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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