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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일 파업했던 강성 노조도 민노총 떠났다

 
"민주노총은 현장 조합원 요구보다 정치·이념적 투쟁에만 매몰돼 있습니다. 진정 조합원들을 위하는 노조 위원장이라면 더는
(민주노총에) 남아 있기 힘들게 됐습니다."

27일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민주노총 탈퇴를 이끌어낸 유창목 그랜드힐튼호텔 노조위원장(43)은 "민주노총 탈퇴를 통해 회사측의
과감한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고, 이는 결국 조합원들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탈퇴 배경을 밝혔다.

그랜드힐튼호텔 노조는 원래 서울시내 호텔 중 최장(最長)의 파업 역사를 가진 강성 사업장이었다. 이 호텔 노조는 지난 2000년
민주노총 차원의 비정규직 투쟁에 동참해 롯데호텔·밀레니엄힐튼 호텔과 연대 파업을 벌여 120일간이나 파업을 했다.

2000년 파업은 그랜드힐튼호텔에 큰 상처를 남겼다. 당시 파업을 주도했던 노조 집행부는 모두 해고됐고, 호텔 이미지가 추락하면서
경영이 어려워졌다.

홍 위원장은 "파업으로 불편을 겪은 고객들이 호텔을 외면하면서 서울 시내 특급호텔 중 매출이 최하위로 떨어졌다"며 "경영난은
임금·복지수준 저하로 이어져 결국 조합원 피해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2003년 노조위원장에 당선된 홍 위원장은 지난 6년간 사측과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2005년엔 임금협상을 사측에
위임하면서 투쟁 이미지를 벗기 위해 애쓰기도 했다.

이런 노측 변화는 사측 마음도 움직였다. 홍 위원장은 "노조 간부들로부터 '회사를 짝사랑한다'는 비난까지 받으며 노력한 끝에
이제는 노사가 호텔 발전을 위해 한마음으로 뭉치게 됐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서울시내 10개 호텔 노조위원장이 결성한 '서울 특급·1급 호텔 노조협의회'를 통해 조합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노동운동을 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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