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부터 실천해야 한다….

노동운동 이념 버리고 상생의 자세로....


세계적 금융위기 파고 속에 우리 사회도 경제 불황의 그늘이 짙다.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산업평화를 경제난국 타개의 지렛대로 삼기 위한 노사 단합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마침 요즘 투쟁 위주의 노동운동 변화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산업 현장에서 일고 있는 건 다행이다.

1987년 6·29 선언 전에는 대다수 국민은 노동현장의 열악함을 개선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근로자의 권익 보호에 큰 관심을 보였다.
1960년대 전태일씨는 노동현장의 악조건을 죽음으로 호소해 획기적인 노동현장의 변화와 노동법 개정 등을 이끌어내는 전환점이 됐다. 이후 민주화 물결이 홍수처럼 표출되고 그 과정에서 근로자의 권익은 신장됐다. 문제는 노동계 내부가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12일 공개된 ‘민주노총 충격 보고서’는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민노총 초대 사무총장을 지낸 권용목 뉴라이트 신노동연합 상임대표가 숨지기 하루 전인 지난달 중순 탈고한 이 보고서는 민노총이
총체적 부패에 비도덕적 노동운동 진영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상세하게 열거하지 않더라도 핵심 인물이었던 권 전 사무총장이 민노총 내부의 부당성을 주장했던 일들은 무엇을 시사하고 있는 것인가. 노동운동이 정당성과 도덕성을 띠어야 함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민노총은 지난해 12월 한 간부가 산하 전교조 소속 여성 조합원에게
성폭행을 시도한 데다, 이 사실을 안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는 치부를 보인 적이 있다.
최근 민노총은 성폭력 사건에 관한 자체 조사보고서를 공개했다. 하지만 공개된 내용은 껍데기뿐이었다.

그뿐인가. ‘귀족 노조’라는 별칭이 시사하듯 민노총 간부의 부도덕성은 여러 곳에서 나타났다. 2005년 현대·기아차노조 채용 비리,
2006년 쌍용차 노조의 급식 비리로 이미 도덕적 불명예가 씌워져 있다. 심지어 현대차 노조 간부들은 돈을 받을 때 내연녀의 어머니
등의 명의 계좌를 이용했고 골프·해외여행·증권 및 부동산 투자에 돈을 썼다는 것이다. 치욕으로 받아들여야 할 일이다.
게다가 민노총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극복 의지를 보이기는커녕 걸핏하면 ‘정치 파업’ 운운하고 있다. 미래 지향적 노사문화 및 노동현장
과 너무 괴리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21세기에서의 노동운동은 어떤 방향이어야 할까. 노사 상생이다. 지금 당장 눈앞에 닥친 실업대란 사태에 대한 국가 차원의
해결책도 긴요하지만 먼저 노사가 하나 돼야 하는 것이다. 업종별 노동인력 수급추계를 통한 인적자원 개발 등에 노사민정이 힘을
합쳐야 한다. 노조가 뼈를 깎는 아픔으로 노조문화의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국민도 노조를 보는 시선이 달라질 것이다.

희망의 빛이 보이고 있다. 민노총식 이념투쟁 노조운동을 비판한 정연수 서울메트로노조위원장이나 선진 노사문화 정착에 노력하기로 다짐한 인천지하철공사 노사 등이 시민 지지를 얻고 있다. 정치 투쟁 위주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진정한 시대 변화에 맞는 신노사문화를 정착하려는 제3의 노총 결성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바람직한 방향이다. 일부 노조 지도자들이 부패를 일삼고, 투쟁만 외쳐서는 얻을 게 없다. 몸담고 있는 직장의 폐업과 실직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국민은 철부지 같은 ‘투쟁’ 소리에 염증을 내고 있다.

문갑생 다산경영정보연구원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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