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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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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15일 12:32 오후
KT 노동자 유가족, 이석채에 손해배상 청구소송
시민단체·미래부 고발 이어 노동자 유가족까지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입력 2013.11.12 11:10:08
‘살인적’이라고 평가 받는 KT의 불법인력 퇴출 프로그램(CP)로 인해 사망한 KT 노동자 유가족들이 이석채 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KT 여수지사에서 근무하다 사망한 고 김훈철 씨의 배우자 등 사망 노동자 유가족들은 “불법인력 퇴출프로그램으로 이한 과도한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망인들이 사망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 KT 노동자 유가족들이 이석채 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사진은 미디어스가 입수한 소장 ⓒ 미디어스
이들은 이석채 회장이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CP)를 만들어 “불법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면서 살인적으로 노동강도를 높였고, 부진인력으로 낙인찍혀 퇴출당하는 것을 면하기 위해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감내해야만 했고 이 과정에서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사망자가 속출했다”고 주장했다.
KT가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 부진인력퇴출 프로그램(CP)는 ‘C-Player’의 약자로 ‘명예퇴직 거부자, 직위 미부여자, 해사행위자, 성적 부진자’ 등을 부진인력(C-Player)로 지목하고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시행하던 프로그램을 말한다. 이석채 체제에서 한해 많게는 1000명 이상이 ’C-Player'로 지목됐다.
'C-Player'로 지목된 이들은 파면될 때까지 회사로부터 지속적인 압박을 당했다. KT는 부진인력을 정리하는 과정을 사내 프로세스로 적용했는데, 우선 부진 인력으로 낙인찍으면 ‘업무지시서, 업무촉구서, 서면주의, 서면경고’ 조치를 3회 반복하고 이후 감사실을 통한 징계 후 비연고지 타 본부 체임 발령을 하고 옮겨간 부서에서 다시 같은 과정을 무한 반복하는 형태로 대상자들을 사실상 내몰았다.
사망 노동자 유가족들은 소장에서 “한번 부진인력으로 낙인찍혀 관리 대상자가 되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퇴출시키는 것이 관리 SOP의 핵심이었다”며 “CP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2006년부터 2013년 10월 현재까지 KT의 사망자는 288명에 이르고, 피고 이석채가 사장으로 취임한 2008년 12월 이후만 해도 211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원고로 참여한 노동자들 역시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이 직·간접적으로 죽음의 이유가 됐다는 것이 유족들의 주장이다. KT 전남마케팅단 여수지사 고객 컨설팅팀 직원이었던 고 김훈철 씨는 ‘자신이 관리하는 아파트에 경쟁업체가 들어온 것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C-Player'가 된 이후 무급휴일에도 근무를 하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가 무급휴일 근무 다음 날에 목숨을 끊었다.
또 다른 원고인 고 강신표 씨의 경우 20년 간 줄곧 기계 관련 내근 업무인 전송시설 운용업무를 맡아오다가 어느 날 갑자기 영업 판매 부서인 마케팅팀으로 전보됐다가 실적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리던 중 노골적인 명퇴 강요에 두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사망에 이르렀다. 고 박기석 씨 역시 죽음을 맞이하기 한 달 전 신설부서로 강제 전환 배치되어, 지속적인 시정을 요구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대해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여는’의 신인수 변호사는 12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KT가 그동안 인력퇴출 프로그램을 이용해 노동강도를 살인적으로 강화해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많이 사망했다. 이 부분에 대한 법적 판단을 구하기 위해 진행하는 소송”이라고 소송 취지를 설명했다.
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에 대해 “나이가 많아서 그렇다”, “KT에 직원이 많다보니 죽는 사람도 많다” 등의 상식 밖의 주장을 해왔던 KT가 이번 소송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시민단체로부터 ‘배임’혐의로 고발되고 주무부서인 미래부로부터 ‘위성 불법 매각’ 혐의로 고발된 이석채 회장은 사망한 노동자 유가족들로부터 ‘손해배상 청구’까지 당해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렸다.
만약, 재판부가 노동자들의 죽음과 CP의 연관성을 인정할 경우 KT가 감당해야 할 사회적 책임은 더욱 중차대한 것이 될 것이다. ‘죽음의 기업’이란 달갑지 않은 칭호를 받은 이석채 회장 체제의 KT 5년이 중대한 고비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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