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 국감 앞두고 악재 겹치는 KT…구현모 대표의 미미한 존재감도 도마

국감 앞두고 악재 겹치는 KT…구현모 대표의 미미한 존재감도 도마

장원주 기자 승인 2021.08.11 15:50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KT는 여느 해보다 내·외부 악재가 겹치고 있다. 이에 따라 KT는 내부적으로 국감을 앞두고 ‘긴장 모드’에 들어갔다. 특히 구현모 대표는 인사 및 노무관리부터 불법 후원금 문제까지 법적 처벌이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감 증인으로 출석이 확실시된다는 게 중론이다.

11일 국회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국감에서 국내 이동통신 3사의 5G 주파수 28GHz(기가헤르츠) 대역 기지국 구축이 가장 ‘핫’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지난 9일 국회입법조사처가 공개한 ‘2021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따르면 과방위는 5G 28GHz 추진 방향 수립을 이번 국감에서 논의돼야 할 주요 현안으로 분류했다.

5G 통신의 주파수는 3.5GHz와 28GHz로 구성된다. 28GHz 대역은 3.5GHz 대역보다 빠른 대신 전파 도달 범위가 짧아 기지국을 많이 설치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지난 2018년 주파수 할당 공고 당시 이통3사에 2023년까지 28GHz 기지국 10만대 설치 의무 부과와 함께 올해까지 설치 목표의 15%에 해당하는 각 1만 5000대의 28GHz 장비 구축 의무를 부과했다. 특히 해당 조건에 미달할 경우 주파수 할당 취소, 이용기간 단축 등 제재 조치가 취해진다고 명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통3사는 28GHz를 기업 간 거래(B2B) 용도로 사용할 수요처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 6월 기준 125대만을 구축한 것으로 드러났다. SK텔레콤이 74대, KT가 36대, LG유플러스가 15대를 구축했다. 이통3사가 구축해야 할 기지국이 약 4만 5000대에 달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이행률은 약 0.28%에 불과하다.

소비자들이 ‘무늬만 5G’라고 비판했던 것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국내 통신 3사 5G 관련 소비자 피해는 총 1995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6% 증가한 수치다. 5G 상용화 첫해보다 오히려 피해 사례가 늘어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싼 요금을 내고도 되래 통신 피해 경험만 많아진 것이다.

특히 통신사별로 보면 KT 피해 현황이 총 602건으로 통신 3사 중 31%를 차지해 달갑지 않은 ‘1위’애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KT는 IPTV(인터넷TV)용 단말기를 대리점에 강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5월 초 출시한 IPTV용 단말기를 물량 ‘밀어내기’로 대리점에 강매했고 이 단말기를 팔지 못하면 대리점들은 빚을 떠안아야 했다는 것이다. KT는 단말기를 대리점에 공급하는 계열사인 KT M&S 직원들에게도 판매 할당 부담과 실적 부담을 떠넘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2013년 논란이 됐던 남양유업의 물량 밀어내기 갑질 사태와 ‘판박이’이라는 지적이다. 구 대표가 국감에 출석해야 하는 이유가 더 는 것이다.

국회 과방위 관계자는 KT의 노무관리 문제도 꼼꼼히 따진다는 입장이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KT를 상대로 내부 노조의 구제방안을 마련하라는 권고를 내린 바 있다. 전체 노조의 소수에 해당하는 KT민주동지회 회원과 KT새노조 조합원 일부가 비판적인 활동을 한 이유로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며 인권위 진정을 제기했다. 진정인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당시 민주동지회 회원 100명 가운데 79명(79%), KT새노조 조합원 약 30명 가운데 16명(53.3%)이 업무지원단으로 발령됐다. 이들은 업무지원단으로 배치된 이후 기존 지사 업무에서 ‘케이블 운영실태 점검업무’ ‘무선 품질 측정업무’ ‘임대단말 회수 업무’ ‘그룹사 상품판매 업무’ 등으로 변경됐다.

인권위는 “진정인들의 경우 KT에서 작성한 ‘퇴출 대상자’ 문건에 ‘민동’이라고 구분돼 기재돼있다”면서 “진정인들에 대한 업무지원단 발령과 민주동지회 활동의 연관성을 인정할 수 있으며 다른 합리적 이유는 찾기 어렵다.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같은 상황은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욱이 구 대표는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의혹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바 있다. 구 대표는 황창규 전 KT 회장 등과 함께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KT 대관부서를 통해 제19·20대 국회의원 99명에게 4억3790만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임직원과 가족의 명의를 동원해 이 같은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피의자 조사를 마친 만큼 그간 확보한 범죄 정황 등을 비롯한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조만간 수사 결론을 낼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구 대표의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임 황 회장이 ‘미스터 5G’로 통하며 전세계적으로 KT의 존재감을 확고히 한 반면 구 대표 체체 하의 KT는 소극적 경영으로 일관히고 있다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 내부 출신으로 첫 수장에 오른 만큼 ‘외풍’을 피하고 내실을 기하자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며 “KT 내부인들도 큰 하자가 없으면 자신들이 차기 대표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만큼 큰 무리수를 두지 많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외풍을 피한다고 했지만 되레 거센 파고를 앞두고 있는 역설적인 상황”이라며 “KT의 호(好)실적 행진도 따지고 보면 전임 황 회장이 벌여놓은 사업의 과실만 따먹고 있는 형국”이라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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