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檢, 황창규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의혹’ 결론 임박…”기소 불가피”
작성자: 최종관리자 | 조회: 252회 | 작성: 2021년 7월 30일 2:12 오후檢, 황창규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의혹’ 결론 임박…”기소 불가피”
황창규 비롯 당시 대관부서장·비서실장 조사도 마쳐
사실상 수사 마무리…대검과 사법 처리 대상자 조율만 마치면 결론낼 듯
“대기업 후원금 사건 척도 될 것…사법부 판단 받아야”
- 등록 2021-07-29 오후 4:48:21 수정 2021-07-29 오후 9: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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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피의자 조사를 마친 만큼 그간 확보한 범죄 정황 등을 비롯한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조만간 수사 결론을 낼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2019년 1월 황 전 회장 등 KT 전·현직 임원 7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황 전 회장 등은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KT 대관 부서를 통해 법인 자금으로 상품권을 매입하고 이를 되팔아 현금화하는 소위 ‘상품권깡’ 수법으로 비자금 약 11억5000만 원을 마련한 뒤, 19·20대 국회의원 99명에게 4억3790만 원 상당의 불법 후원금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히 KT는 1인당 국회의원 후원 한도가 500만 원인 점을 고려해 임직원 29명을 동원해 쪼개기 후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직원은 가족이나 지인 명의까지 빌린 것으로 파악됐다. 정치자금법상 국회의원에게 후원할 수 있는 금액은 개인당 500만 원이고, 이를 어길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애초 검찰은 황 전 회장 조사를 마친 지난달 중순께 수사 결론을 낼 계획이었다. 그달 25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도 예정돼 가능한 지휘부 교체 전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는 의중이었다. 하지만 수사팀 의도와 달리 사건 처리가 지체됐다. 수사 대상자 중 사법 처리 대상 선정에 대한 수사팀과 대검찰청 간 이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검 측은 대기업의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사례가 드물어 이번 수사가 향후 유사 사건 수사의 척도가 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자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한 변호사는 “대기업의 국회의원 후원금 쪼개기 사건이 전례가 없어 검찰이 신중히 접근할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검찰이 무혐의 판단을 내리면 다른 대기업들도 ‘유사 행위를 해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건의 기간과 액수를 고려하면 일단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것이 맞다”며 “검찰 자체 판단으로 이를 종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법조계에선 황 전 회장 등이 기소를 피하긴 어렵다고 전망한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황 전 회장은 사건을 보고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인데, 이는 실무자들 확인에 들어가면 금방 드러날 일”이라며 “그 외의 처분은 혐의 가담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벌금형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범죄 기간이 길고 액수가 크기 때문에 범죄 사실이 증명되면, 벌금으로 끝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공소시효가 7년으로 처음 사건이 발생한 2014년 기준 올해 공소시효가 끝나는 만큼, 검찰이 어떤 방식으로든 수사를 매듭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검찰 인사 후 새롭게 꾸려진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는 최근까지 KT 수사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다”면서도 “수사팀에서 공소시효 등 여러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한 뒤, 사건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