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수익성 좇느라 ‘본업’ 소홀한 통신사들

수익성 좇느라 ‘본업’ 소홀한 통신사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ㆍ1분기 무선국 수 1만8천개 감소
ㆍLTE·종료 앞둔 2G 등 투자 줄여
ㆍ이익 더 많이 나는 5G 가입 유도
ㆍ“서비스 끝날 때까지 품질 유지를”

국내 휴대용 이동전화 서비스 개시 이후 성장세를 이어온 이동통신 기지국 수가 최근 감소했다. ‘탈통신’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 이통업계가 통신 서비스에 대한 설비 투자를 줄이며 본업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6일 한국전파통신진흥원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이동통신 무선국 수는 146만1687개로 작년 4분기 148만427개보다 1만8740개 줄었다. 무선국 수는 최근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151만1008개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3분기 144만2441개로 줄어들었고 4분기에 소폭 증가했다 올해 다시 감소했다.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가 포화 상태에 이르며 유무선 통신시장이 정체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무선국 수 감소 현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5G 도입 이후 이통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서비스 중심으로 네트워크 설비를 재배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지국 수를 네트워크별로 살펴보면 1분기 5G 기지국은 14만8677개로 전 분기보다 6738개(4.7%) 증가하며 전체 기지국 중 처음으로 두 자릿수 비중(10.2%)을 차지했다. 반면 같은 기간 LTE는 4258개, 3G는 4510개, 2G는 1만6710개 각각 감소했다. 통신업계에서는 서비스 종료를 앞둔 2G 기지국과 노후 장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기지국 수가 줄었으며 5G 시장이 지속 성장함에 따라 증가세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선 이통사들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은 5G 무선국 투자를 늘리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네트워크 서비스 투자는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통사들이 5G 투자에만 집중하며 여전히 통신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LTE·3G·2G 이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LTE 다운로드 속도는 평균 153.10Mbps로, 전년 대비 5.43Mbps 하락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은 “이통사들이 2G에서 3G·LTE로, LTE에서 5G로 수익이 더 많이 나는 방향으로 이용자를 유도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며 “통신사업자들이 공공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는 만큼 단순히 기업의 이익에 맞춰 시설을 투자·재배치해서는 안 되며 서비스가 종료될 때까지 품질 유지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KT 초고속인터넷 속도 저하 논란과 관련해 피해자 집단소송이 추진되는 등 통신 서비스 품질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일 법무법인 주원 김진욱 변호사는 초고속인터넷 부당 가입 진상조사 및 대책 마련 촉구를 위한 법률대리를 맡아 피해자 모집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기가인터넷의 속도 저하 문제와 함께 통신사가 기가인터넷 설비가 갖춰지지 않는 지역에서도 해당 서비스 가입을 받았는지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할 예정이다. 현재 네이버 카페 ‘5G 피해자 모임’ 등에선 5G 서비스 품질 관련 손해배상 집단소송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무선 통신시장의 성장 정체를 맞은 이통사들이 통신 외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생존의 문제”라면서도 “신사업으로부터 얻는 수익이 본업인 통신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2105062036015&code=930201#csidxb7e1b5a95db7d7f8b426eecc4191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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