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르포] 노조 시위 속 KT 주총…구현모 “디지털 플랫폼 비중 50%↑”

[르포] 노조 시위 속 KT 주총…구현모 “디지털 플랫폼 비중 50%↑”

심지혜 기자 입력 | 수정


일부 주주들, 경영에 불만 제기…”준법경영·콘텐츠 전략 부족”

KT민주노동지회 회원들 십여명이 주총이 열리는 KT 연구개발센터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제 39기 KT 주주총회가 열리는 29일 오전 8시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 센터 앞.

구현모 KT 대표를 향해 불만을 가진 KT전국민주노동지회와 KT파워텔 매각을 반대하는 노조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전현직 직원들로 구성된 전국민주노동지회는 기업의 3주체는 주주이며 고객과 노동자라는 것을 강조하며 KT불법경영 주범들에게 과도한 성과급을 주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구 대표가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T파워텔 노조는 “매각을 반대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노동자들과 충분한 동의 없는 일방적 매각 결정을 반대한다”며 “구현모는 잘못을 인정하고 매각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 39기 주주총회가 KT연구개발 센터에서 열렸다. 주변이 통제되면서 주총장에는 KT가 별도로 마련한 통로로만 입장할 수 있었다.

이날 주총장 주변은 철저히 통제됐다. KT는 주총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별도의 천막을 설치, 이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주변에는 십여 명의 경비원들이 입구를 지켰다.

지난해에는 주총장 안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 취재진들에게 영상 중계로 현장을 공개했으나 올해에는 이마저도 차단했다. 주총장 안 분위기도 삼엄했다. 주주 자격으로 입장한 노조원들과의 충돌을 우려했는지 경호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총장은 메인 주총장과 현장을 중계해주는 두 곳의 별도 공간으로 마련됐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서다. 다만 메인 주총장이 아닌 곳에서는 중계 방송으로만 현장 상황을 알 수 있어, 주주들의 질의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불만도 속출햇다.

kt는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메인 주총장과 중계 방송으로 현장을 안내하는 별도 공간으로 나눠서 마련했다. 사진은 중계 방송이 진행된 주총장 모습.

◆ 엇갈린 기대와 우려…구현모 KT 대표 회사 성장 약속

주총이 시작되자 의장으로 자리한 구현모 대표는 지난해 성과와 올해 포부에 대해 밝혔다.

구 대표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KT는 2020년 서비스 매출, 이익, 순이익 성장을 달성했으며,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확대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최선을 다한 해였다”라며 “올해는 본격적인 디지코(Digico) 관련 사업 확장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기업가치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안건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자, 회사 경영에 불만을 가진 주주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주주는 지난해 구 대표 취임 이후 준법경영 강화를 위해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설립했지만, 과징금을 계속 물었다”며 “감사를 똑바로 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일부 주주들은 구 대표의 발언이 진행되는 중간에도 ‘주가를 올려라’, ‘KT파워텔은 왜 매각하냐’는 등 비아냥거리는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의사진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손일권 새노조위원장은 구 대표의 소통 부족과 콘텐츠 전략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MZ세대들을 중심으로 불거진 성과급 논란은 공정과 소통에 대한 요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또한 KT가 콘텐츠 전략을 새롭게 제시했지만 계열사들만 수직으로 분배했을 뿐, 외부 협력이 부족해 보여 성과를 내기 어려워 보인다”고 비판했다.

KT는 29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39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사진은 구현모 대표가 주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KT]

다만 주주들의 의견이 모두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KT가 신성장 사업으로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과 미디어 콘텐츠 사업 비전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이와 관련, 구 사장은 “디지털 플랫폼 사업 분야에 시장의 수요가 많다”면서 “2025년까지 디지털 플랫폼 및 기업간거래(B2B) 사업 비중을 50%까지 높여 회사 성장을 이끌겠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사업 전략과 관련해선 “콘텐츠가 미디어 사업에 끼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고 오리지널 콘텐츠 보유 여부가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KT는 스튜디오 지니 설립을 통해 원천 지식재산권(IP) 확보, 제작, 유통 등 가치사슬 기반의 경쟁력 보유하게 됐고 이를 통해 매출 성장과 이익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는 ▲제39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5개 안건이 상정됐으며,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배당금은 전년 대비 주당 250원 늘어난 1천350원으로 확정했다. 배당금은 다음달 27일부터 지급된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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