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의 갑작스러운 매각 발표를 받아 든 KT파워텔 노동자들과 사용자쪽 만남이 우려대로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KT파워텔노조(위원장 박갑진)는 26일 매각 상황을 설명하겠다며 지난 25일 서울 목동 본사에서 만난 사용자쪽이 원론적이고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노조가 매각에 강하게 항의하면서 사용자쪽이 설명을 하겠다며 만든 만남 자리다. 그러나 이날 KT파워텔은 대표가 아닌 경영총괄 임원이 주관했다. 사측은 노동자 이익을 우선해 정기적으로 이야기를 듣겠다는 내용만 밝혔다. 노조는 매각 배경 등에 대해서는 답변이 없었다고 전했다.

박갑진 위원장은 “사용자쪽은 설명회에서 노조의 요구를 듣기 위해 정례회의를 주 2회 이상 실시하고 노동자의 이익을 최우선하겠다는 추상적인 답변을 내놓았다”며 “그 밖에도 언론기사를 통해 접한 내용들만 반복하면서 매각 배경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KT는 지난 22일 그룹 재편 차원에서 KT파워텔을 ㈜아이디스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21일 퇴근시간께 이를 구두로 전달받았다. 노조는 KT파워텔에 매각 대상에 오른 배경과 아이디스로 매각을 결정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지만 KT파워텔과 KT는 매각 협상 중인 상황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박 위원장은 “그룹사를 매각하면서 해당 노동자의 공감대를 얻기 위한 노력조차 방기한 채 나 몰라라 하면서 협의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KT파워텔 본사와 KT 광화문빌딩 앞 출근선전전을 지속하면서 IT사무서비스연맹과 KT노조 등에 연대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KT쪽은 매각 발표 뒤 갈등에 대해서는 “KT파워텔 노사가 협의할 일”이라는 태도다. KT그룹 관계자는 “KT는 매각 협상 당시 고용안정을 최우선에 두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아이디스를 택했다”며 “현재 KT파워텔 노사가 협의 중이라 그룹 차원에서 언급할 말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고용안정 방안에 대해서는 “밝힐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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