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단독] 금품수수에 갑질까지…KT 자회사의 횡포·’을’의 고통

[단독] 금품수수에 갑질까지…KT 자회사의 횡포·’을’의 고통

2020년 10월 16일 04시 49분
5년 넘게 운영한 카페 폐업…영업방해와 간섭까지
회사에 금품수수 신고하자, 전 씨 차량 미행까지
전 씨 해당 직원 선처…당사자들 내부 징계
보이지 않게 이어진 괴롭힘…주차 시비도 빈번

[앵커]
지금부터 전해드릴 소식은 통신 대기업 KT와 KT가 100%의 지분을 가진 부동산 자회사의 ‘갑질’ 이야기입니다.

과거 전화국 건물 등 전국에 있는 KT 건물을 이용해 임대 사업을 하는 KT에스테이트 직원이 임차인에게 지속적으로 금품을 받고 영업방해를 해온 영상과 녹취록을 YTN이 단독으로 입수했습니다.

자영업자는 이런 횡포를 견디다 못해 최근 폐업했고, 홀로 힘겨운 소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현우·백종규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기자]
부산에 있는 한 KT 전화국!

전 모 씨는 이 건물 한 켠에 세를 얻어 5년가량 카페를 운영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유일한 생계 수단이었던 카페를 자진 폐업했습니다.

카페 문을 연 건 지난 2014년!

이때부터 KT 부동산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 직원과 건물 관리인 등의 영업 방해와 간섭이 계속돼 금품으로 이들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합니다.

[KT 전화국 임대 카페 사장 : 손님을 막거나 이동통로를 차단하거나 경비원들은 손님과 자꾸 싸우고 돌려보내니까….]

현금뿐 아니라 대형 마트 상품권과,

[KT 전화국 임대 카페 사장 : (KT에스테이트) 부장님한테 개인적으로 상품권을 드렸고….]

명절 때 선물세트도 전했다고 주장합니다.

[KT 전화국 임대 카페 사장 : 제가 디저트하고 커피 드리면서 잘 좀 부탁한다고 몇 년간 계속 부탁했고, 설날·추석 때 이럴 때도 저희가 선물 세트라든지 항상 드리면서….]

KT에스테이트 직원은 돈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당시 KT에스테이트 직원 : 나는 안 받으려고 했지…. 내가 10만 원도 받았고 몇 번 주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이상하다, 이상하다’ 이러면서 (받았어요.)]

KT에스테이트 본사 역시 직원들이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힘겹게 꾸려가는 카페였기에 영업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 현금과 선물을 건넸지만, 금품을 줄 때뿐, 이들의 갑질과 괴롭힘은 계속됐다고 하소연합니다.

제보자 전 모 씨는 KT 자회사 직원의 금품 수수 등과 관련해 KT 본사에 신고했습니다.

신고 이후의 상황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이어서 백종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KT와 건물 관리 자회사에 금품 수수 관련 신고가 접수되자, 당사자들은 전 씨 차량을 뒤쫓고 미행해 직접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용서를 구하는 것도 전 씨를 배려하지 않은 방식이었던 겁니다.

[전 모 씨 / KT 전화국 임대 카페 사장 : 집을 어떻게 알아냈는지, 밤에 찾아오니까 무서웠고, 미행했다고 말씀하시는데….]

장사를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전 씨는 어쩔 수 없이 선처 의사를 밝혔고 이후 당사자들은 내부 징계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영업방해는 이후에도 멈추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건물 관리인은 카페 손님들과 잦은 마찰로 영업에 지장을 줬고 연중무휴 매장이지만, 휴업이라고 공지해 손님을 돌려보내기도 했다는 겁니다.

또 괜한 주차 시비도 이어졌습니다.

[카페 손님 : 신랑이 왜 넓은 곳 있는데 놔두고 왜 텅텅 비었는데 안으로 대라고 하냐고 그런 적도 있었고, 너무 갑질이 심했어요.]

소음이 심한 건물 공사를 예고 없이 진행하고 KT 건물 공사 때 동의 없이 카페 측 전기를 끌어다 쓰기도 했습니다.

전 씨가 항의하자, KT 에스테이트 측은 잘 몰랐다는 말로 일관했습니다.

[전 모 씨 / KT 전화국 임대 카페 사장 : (전기를) 왜 쓰냐고 했더니, 쓰게 한 적은 없고, 직원이 착각해서 썼다며 이렇게 항상 변명식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또 화장실 이용을 불편하게 만들고 일부 통로를 차단하기도 했습니다.

[전 모 씨 / KT 전화국 임대 카페 사장 : 이런 상황이 되니까 힘들었죠. 그래서 공황장애가 그때부터 왔고 정신과를 1년 정도 치료를 받았던 적도 있습니다.]

참다못한 전 씨는 부당한 점을 정리해 정당에 갑질 신고를 했고 이후 KT 에스테이트 측은 회사 이미지 실추를 이유로 제보를 보류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KT에스테이트 관계자 : 사장님이 연락을 하셔서 (민주당) 제보를 일단 취하를 하시고요. 기자가 알게 되는 순간 다 오픈되는 거에요. 그거에 대한 회사 이미지라도 어떻게든 지켜보려고….]

오랜 기간 이어진 갈등 탓에 전 씨는 결국 장사를 포기하고 투자금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 모 씨 / KT 전화국 임대 카페 사장 : 돈이 많고 시간이 많아서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도 이런 장난을 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는 생존, 생계 그리고 제 재산을 위해서 지금 이렇게 싸우는 거거든요.]

이에 대해 KT에스테이트 측은 영업방해라고 주장하는 부분은 오해에서 비롯된 사안이 많다며, 전기사용 문제 등은 단순 실수였다고 해명했습니다.

동반성장을 강조해 온 통신 대기업 KT!

하지만 본사를 벗어난 자회사의 지속적인 괴롭힘과 갑질 탓에 힘없는 자영업자는 홀로 긴 법적 다툼을 이어나가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YTN 백종규입니다.

취재기자 : 김현우 [hmwy12@ytn.co.kr]

취재기자 : 백종규 [jongkyu8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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