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적폐 계승으로 귀결된 KT신임 CEO 결정 – KT노동자들이 KT개혁의 주체로 나서자!

지난 12월 27일 KT이사회는 구현모 후보를 KT의 새로운 CEO 예정자로 확정 발표하였다. 구현모 예정자는 현재 KT의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사장)을 맡고 있으며 이로서 KT는 11년 만에 KT 내부인사를 CEO로 선정하게 되었다. 주지하다시피 이전 KT회장인 이석채와 황창규가 정권의 낙하산으로 KT에 입성한 인물이었기에 구현모 후보의 CEO선임을 기간의 낙하산 시비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며 기대를 거는 시각도 있을 듯 하다. 친 사측 노조인 KT노동조합은 구 후보자를 ‘탁월한 역량과 전문성’의 보유자로 추켜세우며 환영 성명을 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KT민주동지회가 이전 논평에서 주장했듯이 KT내부인사냐 외부인사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후보자가 KT의 개혁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인가였다. 그런 면에서 9명의 최종 후보자 모두 내, 외부인사 여부와 무관하게 KT개혁의 관점에서 보자면 큰 기대를 걸기 어려운 인물들이었음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구현모 후보로의 CEO 선정이 특히 더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는 이유 또한 분명히 있다. 구 후보자의 CEO 선정에 황창규의 손길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우려와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황창규 체제의 적폐 계승이라는 점 때문이다.

우선 황창규 회장이 자신의 비리, 불법 경영을 덮어줄 후임자를 바라며 KT현직 인사를 후임 CEO로 밀었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KT법무실이 특정 후보를 배제하는 법률검토의견서를 지배구조위원회에 제출하는 월권을 저지른 것을 통해서도 분명히 드러났었다. 황창규에 친화적인 현 KT노동조합이 성명서를 통해 특정 후보들을 은근히 비판하며 KT내부인사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의견을 제출한 것도 의미심장해 보였다. 결과적으로 볼 때 이런 흐름들이 가리키는 것은 정치권의 외풍 방지라는 미명 하에 차근차근 진행된 황창규 후계자 세우기 작전이었던 듯 하다.

따라서 KT민주동지회는 KT이사회가 구현모를 CEO예정자로 선정한 것은 전임 황창규의 적폐를 계승하는 선택을 한 것으로 규정하며 이를 강력히 비판하고자 한다. 이는 구현모 신임CEO 후보자의 주요 경력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구현모 후보자는 황창규 취임 직후 비서실장로 픽업된 이후 경영지원총괄, 경영기획부문장 등을 역임하며 황창규의 최측근으로 활약해왔다. 황창규 체제 하에서 벌어졌던 상품권깡을 이용한 불법 정치자금 후원, 경영고문 선임 로비 등 각종 비리의 책임 등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인 것이다. 실제로 구 후보자는 황창규와 함께 불법정치자금 후원 건으로 검찰에 송치되어 수사(정치자금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적폐 경영의 승계자라고 볼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KT민주동지회가 이전 논평에서 제시했듯이 KT개혁의 과제는 분명하다. 우선 이석채, 황창규 회장 하에서 벌어졌던 온갖 비리, 불법에 대해 완전한 청산이 이루어져야 한다. 채용비리 문제와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경영고문 로비의혹 등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또한 노동탄압의 주역인 노사협력팀을 해체하고 인사부조리를 저지른 것이 확인된 신현옥 경영관리부문장 등 적폐인사를 정리해야 한다. 노동탄압 기구인 업무지원단의 해체와 해고자 복직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내부적으로 고과연봉제 폐지와 인사제도 개선 등도 필요하다. 계열사 처우개선과 비정규직 해소, 통신공공성 복원 등을 통해 KT를 국민기업으로 되돌려야 하는 과제도 있다. 앞에서 살펴봤듯이 구현모 신임 CEO예정자가 이러한 KT개혁의 과제를 수행할만한 인사가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 그럼에도 구 CEO예정자가 본인에게 드리워진 황창규 승계자의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탈피하고자 한다면 최소한의 개혁 제스처라도 보여주길 바란다.

KT민주동지회가 거듭 주장해왔듯이 KT개혁의 진정한 주체는 KT노동자들일 수 밖에 없다. 신임 CEO로 누가 선정되었던 간에 KT노동자들이 전진하는 그 만큼만 KT의 진정한 변화와 개혁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KT노동자들은 새로운 CEO 선임이라는 시기와 조건을 이용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제 그 동안 후퇴해왔던 KT노동자들의 노동인권과 권익을 향상시키고 KT를 개혁하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할 때이다. 2020년 연말에 있을 KT노동조합 선거 또한 이를 위한 중요한 계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KT민주동지회는 2020년도 KT노동자들과 항상 함께 할 것이다.

2020.12.30

KT전국민주동지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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