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이석채 실형선고를 계기로 KT의 완전한 적폐청산을 위해 KT노동자들이 나서야 한다.

​​이석채 전 KT회장이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 등의 부정채용 관련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0월 30일 서울남부지법은 이 전 회장이 부정채용을 지시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지만 검찰구형인 징역 4년에 비해 현저히 낮은 형량인 징역 1년을 선고하였다. KT전국민주동지회(이하 KT민주동지회)는 이번 유죄 판결을 당연한 것으로 보며 환영하지만 현저히 낮아진 형량에 대해서는 수긍할 수 없으며 검찰의 항소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이석채의 회장임기 5년 여 동안 KT노동자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에 비한다면 징역 4년도 한없이 모자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재판은 부정채용과 관련된 ‘업무 방해죄’에 관한 것이었지만 그 뿌리는 이석채 회장이 자행했던 KT노동자들에 대한 노동탄압에 닿아 있다. 김성태 의원 딸을 정규직으로 부정채용한 2012년은 이석채가 각종 노동탄압으로 사회적 질타를 받으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출석을 요구 받던 시기였다.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으로 무급휴일근무 등 근로기준법 위반이 적발되기도 하였다. 이 때 김성태 위원이 앞장서서 이석채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저지하고 나섰고 이후 진행된 김성태 의원 딸의 정규직 채용은 결국 이에 대한 대가였다. 검찰도 이를 ‘뇌물’로 판단하여 이석채와 김성태 의원을 각각 뇌물공여와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해 별도로 재판이 진행 중인데 이 재판 또한 당연히 유죄가 선고되어야 할 것이다.

국회에서 심각한 문제로 인식했을 정도로 이석채의 KT노동자들에 대한 노동탄압은 전방위적이었다. 이석채는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으로 KT에 입성해 2009년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하였다. 취임 첫해부터 이석채는 KT어용노조와 손잡고 당시 노동개악의 핵심인 전직원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였다. 국정원의 공작으로 밝혀진 민주노총 무력화작업의 일환으로 KT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한 것도 2009년이었다. 그 해 연말에는 위장된 형태의 정리해고인 ‘특별명예퇴직’으로 역대 최대규모인 5992명의 KT직원을 내몰기도 하였다.

한편 이에 반대하는 KT민주동지회 회원 등 민주노조 활동가들에 대해서는 원거리 발령, 징계와 해고를 남발하며 탄압하였다. 2013년에는 박근혜 정권의 ‘쉬운 해고’정책을 관철하기 위해 ‘직권면직’을 도입하였고, 이 노사합의 찬반투표에서 찬성표를 강요 받은 KT노동자 한 분이 자결을 하기도 하였다. 성과연봉제 하에서 강화된 노동강도와 실적경쟁으로 돌연사, 자살자가 늘어나 매년 수십 명이 죽어나가면서 KT는 ‘죽음의 기업’으로 불리기까지 하였다.

노동탄압으로 노동자들이 고통 받는 동안 KT는 정권의 낙하산 천국이 되어버렸고 국민기업 KT는 철저히 망가져갔다. 이석채는 전화국 건물과 지하 동케이블을 매각해 실적을 부풀려 성과급을 챙겼고, 심지어는 국가전략자산인 인공위성까지 불법 매각하였다. 이석채는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후인 2013년 말 KT회장에서 물러났고, 비자금 횡령과 배임혐의로 구속, 기소되었으나 비자금을 경조사비용 등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횡령은 아니라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최종 무죄판결을 받았다. 더구나 인공위성 불법매각 등 나머지 비리의혹은 제대로 된 수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박근혜 정권 또한 새로운 낙하산인 황창규를 KT회장으로 내리꽂는 데에만 혈안이었을 뿐 KT 정상화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황창규 또한 이석채와 마찬가지로 임기 내낸 구조조정, 노동탄압으로 KT노동자들을 고통으로 내몰아 왔고 불법, 비리 경영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제 황창규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KT 후임회장을 선정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황창규의 심복들로 꾸려진 KT이사회가 신임회장을 결정한다는 구조 자체가 말이 안되기 때문에 개혁적인 인물이 KT회장으로 선출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헛된 꿈에 불과할 것이다. 따라서 KT의 진정한 적폐청산을 위해서는 KT노동자들이 나서야 한다. KT를 통신공공성을 지켜나가는 국민기업으로 바꿔나가고 노동인권이 존중 받는 구조로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은 오직 KT노동자들에게 있다.

​이번 이석채에 대한 실형선고는 그 동안 KT의 낙하산 경영진이 자행해온 노동탄압에 대한 인과응보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제 이를 계기로 ‘노동탄압의 KT’를 ‘노동존중의 KT’로 바꿔내기 위한 KT노동자들의 움직임을 본격적으로 만들어 나가자. KT민주동지회는 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투쟁해나갈 것이다. ​

2019.11.1

KT전국민주동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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