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 ITU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KT… ‘비자금 수사’ 영향?

ITU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KT… ‘비자금 수사’ 영향?

  • 이수영 기자
  • 승인 2018.02.02 01:13

▲ 약 150명의 ICT 전문가들은 20명씩 6일에 거쳐 KT를 제외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5G 체험관을 방문해 각 사의 5G 서비스를 체험할 예정이다. 사진은 SK텔레콤 본사에 위치한 5G 체험관 ‘티움’.(사진=SK텔레콤)

[아시아타임즈=이수영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서비스 시연을 앞둔 KT가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문가들에게 철저하게 소외 당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KT를 둘러싼 ‘불법 정치자금 후원 의혹’의 여파라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ITU는 국제주파수 분배 및 기술 표준화를 위한 UN 산하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기구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진행되는 국제전기통신연합 이동통신 표준화 회의(ITU-R WP5D)에 참석한 ICT 전문가들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5G 체험관을 방문한다.

약 150명의 ICT 전문가들은 20명씩 6일에 거쳐 KT를 제외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5G 체험관을 방문해 각 사의 5G 서비스를 체험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ITU에 참석한 세계 각국 ICT 전문가들이 1일부터 3일까지 ICT 체험관 티움과 서울 시청광장에 마련된 ICT 이글루를 방문해 SK텔레콤의 첨단 5G 기술을 체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ITU 전문가들은 지난달 5일 오픈한 LG유플러스 5G 체험관에도 4일에 걸쳐 방문한다.

ITU 전문가들은 지난달 5일 오픈한 LG유플러스 5G 체험관을 4일에 걸쳐 방문할 계획이다.(사진=LG유플러스)

앞서 미국 등 50개국 이동통신 관련 공무원 및 산업계 300여명이 참석한 이번 ITU 회의는 평창 5G 시범서비스를 앞두고 개최돼 세계 각국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KT는 이번 ITU 회의에서 이동통신3사 중 유일하게 대표단 자격으로 참석하지만 ICT 전문가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더군다나 KT는 평창 공식 후원사 중 유일한 통신사로, 이번에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선보인다. 지난달 31일에는 강릉 올림픽파크에 250평 규모의 5G 홍보관도 열었다.

지난해 10월에는 KT가 자체 개발한 ‘5G 네트워크 슬라이스 오케스트레이션’ 기술이 ITU로부터 5G 표준으로 제정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는 5G 홍보관 방문과 관련해 일절 들은 바 없다.

KT 관계자는 “ITU에 참석한 ICT 전문가들의 KT 5G 홍보관 방문 관련 문의를 받은 적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여러모로 KT의 5G 기술이 집중 조명받아야 상황임에도 전문가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왜 그럴까. 일각에서는 KT가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어 업계 전반이 되도록 접촉에 몸을 사리는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TU 전문가 측이 KT 기술에 관심을 보여 일정에 없는 KT체험관 방문을 원했으나 여러 사유로 인해 불발됐다는 소문이 있다”며 “최근 터진 KT 압수수색 일과 떠도는 회장 교체설 등 찝찝한 말들이 많아 조심스러운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KT는 출입 제한이 걸린 5G 홍보관의 개관식을 진행했다.(사진=KT)

KT는 지난 2016년 회삿돈으로 대량 구입한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꾸는 일명 ‘상품권깡’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후원금을 건넸다는 의혹으로 31일 압수수색 받았다.

황창규 회장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미르 및 K스포츠재단에 18억 원을 출연, 최순실 측근을 임원으로 채용한 일 등이 드러나면서 곤욕을 치렀으나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행사를 주관하는 과기부는 평창올림픽 개최가 얼마 남지 않아 출입이 통제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달 1일부터 평창올림픽 개막식 전까지는 경기장 일대가 출입이 통제된다.

과기부 관계자는 “외국인 전문가들이 KT의 5G 기술에 관심을 보여 주요 일정에 KT 5G 홍보관 방문도 포함시키려 했으나 출입통제기간이라 어쩔 수 없었다”며 “KT의 5G 홍보관은 입장이 제한되는 강릉 아이스 아레나 옆에 위치해있는데다, KT 평창 체험관과 비교해 기술적으로 맞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강릉 올림픽파크에 문을 연 KT의 5G 홍보관 모습.(사진=KT)

한편, 지난달 31일 KT는 출입 제한이 걸린 5G 홍보관의 개관식을 진행했다.

당시 KT 황 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기간 KT가 운영하는 5G 홍보관은 5G가 만들어낼 놀라운 미래를 미리 만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평창에서 세계 최초 5G 시범서비스에 이어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수영 기자  lsy@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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