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황창규 회장 불법정치자금’, 경찰 KT 압수수색…노조선거불법개입은?

‘황창규 회장 불법정치자금’, 경찰 KT 압수수색…노조선거불법개입은?

경찰 수사관 20명 12시간 동안 ‘대외 협력부서와 재무팀, 회장 집무실 압수수색’

  • 박진종 기자
  • 승인 2018.02.01 12:18

[공감신문] 황창규 KT 회장을 둘러싼 의혹 중 하나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불법정치자금 제공 의혹에 대한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때문에 황 회 장의 다른 의혹인 노조선거개입 등의 조사 상황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월 31일 오전 강릉 강릉올림픽파크 KT 5G 홍보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5G 준비 완료 기자설명회에서 황창규 KT 회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1월 31일 오전 KT 경기도 분당 본사와 서울 광화문지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 수사관 20여명은 이날 KT 대외 협력 담당 부서와 재무팀 사무실, 황 회장의 집무실을 대상으로 12시간에 가까운 압수수색을 벌였다. 불법 정치자금 기부 혐의와 관련한 회계장부 등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말부터 KT의 홍보·대관 담당 임원들이 몇몇 국회의원들에게 불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KT 임원들은 지난 2016년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입한 뒤, 현금화하는 ‘상품권깡’ 수법으로 국회의원에게 ‘쪼개기’식 정치자금을 내 개인 기부처럼 위장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의혹의 정점에는 회장 연임과 경영권을 강화하려 하는 황 회장이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법인이나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고,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경찰은 1월 31일 KT 경기도 본사와 광화문 본사를 12시간에 걸쳐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KT가 주요 주주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 관련 입법사안을 다룬 정무위원회, 통신 관련 예산·입법 등을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현 과학통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기부금이 집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건에 연루된 KT 전·현직 임원은 수사 초기 단계에서 8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사에 속도가 붙고, 본격화 되면서 최종 입건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경찰은 기부금 제공 과정에서 회사의 다른 직원들이 동원됐는지, 기부 대상 국회의원이 몇 명이나 되는지 등은 추가 수사가 필요해 지금 단계에서 밝히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 수사 진행이 활발해지면서 황 회장의 노조선거개입 의혹 조사 진행상황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KT새노조와 KT민주화동지회가 주축을 이루는 KT민주화연대는 증언자료와 녹취록을 증거로 황 회장과 임원진 등이 노조위원장 후보 선정 과정에 개입했다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고발장을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에 제출한 바 있다.

국회 정론관에서 황창규 KT 회장 퇴진, 검경 수차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당시 KT민주화연대는 제13대 노동조합선거에서 신현옥 대구본부장(현재 전무로 승진)이 주도해 김해관 대구본부위원장(현재 노조위원장)이 회사 측 후보로 낙점되도록 했으며, 최종적으로 황 회장에게 승인받은 후 이성규 경영지원실장에게 통보해 낙점자가 위원장에 당선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지난 2014년 제12대 노조위원장 선거 당시에도 사측이 후보들이 조합원 추천서명을 받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건물 출입을 제한했고, 서명을 받지 못하도록 압박해 5개 지역본부의 후보등록이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이 역시 지휘자가 신현옥 전무였고 이를 승인한 최종 책임자는 황 회장이라는 것도 알렸다.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도 지난해 열린 미방위 국정감사에서 황 회장의 고액연봉 등을 지적하면서 노조선거에 개입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신경민 의원은 황 회장에게 김해관이라는 사람이 위원장에 낙점된 것 아니냐고 물었다. 김해관은 현재 노조위원장이다.

공감신문이 해당 건을 맡고 있는 고용노동부 근로개선지도1과와 연락한 결과, 현재 조사가 진행중인 것은 맞으나 자세한 수사진행 상황을 공개할 수는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밝은 표정의 박근혜 전 대통령(가운데 왼쪽)과 황창규 KT 회장(가운데 오른쪽).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을 당했다. 현재는 관련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박철우 KT민주동지회 의장은 황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신현옥 전무가 조사를 마쳤으며, 다른 참고인들에 대한 조사까지 끝나면 황 회장도 곧 소환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의견을 전했다.

황 회장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된 자료와 증언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당국은 수사와 조사에 속도를 내고, 진실을 밝히는 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진종 기자 | pjj@go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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