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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 (사진=KT) |
케이뱅크 불법 인가 관련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황창규 KT 회장이 경영 전략에서도 실패한 것으로 분석됐다.
KT는 통신 3사 중 3분기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비 인하 정책과 비용 증가, 자회사 부담 등에 발목을 잡힌 것.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내년 전망도 어두울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선 황창규 회장 등 현 경영진의 수익성 위주 경영 전략을 문제 삼고 있다. 이같은 황 회장의 경영 전략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인식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견해다. 케이뱅크 특혜의혹으로 황 회장에 대한 국정감사 출석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그는 부진한 실적으로도 골머리를 앓게 됐다.
국감에서 황 회장에 관한 또 다른 사실이 폭로될 경우 후폭풍도 예상된다. “국감을 기점으로 황 회장이 임기를 채울 가능성이 불투명해질 것”이란 말도 나온다.
16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의 3분기 매출액은 5조6천75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6% 증가하는 반면 영업이익은 3천940억원으로 1.9%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양호한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경우 3분기 예상 매출액은 4조3천487억원으로 2.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유사한 4천240억원으로 추정된다. LG유플러스의 예상 매출액은 2조9천606억원, 영업이익은 2천130억원으로 각각 8.2%, 0.8%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KT는 지난해 1조4천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린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8천643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분위기가 반전했다.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마케팅 비용 증가와 자회사 부진이 거론된다.
지난달 25% 요금할인 시행과 10월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를 앞두고 7월과 8월 재고 소진을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린 게 실적에 부담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자회사 BC카드가 사드 배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데다 KT SAT(샛)의 위성 발사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방송통신발전기금 지출이 늘어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시장의 우려는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KT 주가는 1년째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15% 이상 상승했다.
문제는 내년 전망 역시 밝지 않다는 점이다.
사업 영역이 광범위해 통신비 인하 정책의 영향이 적은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지만 본업인 유·무선에서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선 매출액 정체, 영업비용 증가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내년도 이익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질 전망”이라며 “특히 현 경영진의 수익성 위주 경영 전략 추진이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는 인식이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규 사업도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6월 출시한 실물 스마트 카드 ‘클립카드’는 제휴 카드사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커넥티드 카 플랫폼 사업도 내년부터 관련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KT는 문재인 정부 들어 첫 국감에서도 황 회장의 불참 건으로 여론과 정계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이통3사의 CEO 중 유일하게 앞서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에 출석해 의원들의 박수를 받았다. 뒤늦게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도 오는 30일 종합국감에 출석 뜻을 전했다. 황 회장 또한 과기정위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해외출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종합감사 출석도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여당 위원들로부터 관련 질문 공세를 받을 것으로 지목된 바 있다.
취임 초기부터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다고 공언해온 황 회장은 청와대의 청탁을 받고 국정농단의 주역 중 하나인 차은택 씨의 측근을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또한 검찰 조사에서 KT가 최순실 씨가 실소유한 회사에 68억원 규모의 광고를 몰아준 것으로 확인되면서 “KT가 케이뱅크를 받는 조건으로 최씨를 지원한 게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이 때문에 당장 케이뱅크 출범 당시부터 현재까지 KT를 이끌고 있는 황 회장에게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가 여전히 황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만큼, 국감에서 황 회장 관련 의혹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경우 황 회장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올 초 연임에 성공한 황 회장의 임기는 2020년 3월 주주총회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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