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노동뉴스] [KT→KT스카이라이프→케이티스·KTcs] KT 다단계 하도급에 노동자들 고용주를 잃다

[KT→KT스카이라이프→케이티스·KTcs] KT 다단계 하도급에 노동자들 고용주를 잃다

KT스카이라이프 자회사 노동자들 직접고용 요구 봇물
  • 이은영
  • 승인 2017.07.25 08:00

 

▲ KT스카이라이프 무선사업팀에서 일한 김선호씨가 청와대 앞에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염동선씨

KT 주요 계열사인 KT스카이라이프에서 일하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요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이달 18일 열린 ‘일자리 15대 기업 초청 정책간담회’에서 올해 1만명 채용을 약속하며 “좋은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노동계는 “KT 내 비정규직 문제 해결부터 하라”는 입장이다. KT는 최근 자사 소유 건물 관리를 위해 다단계 하도급 계약을 맺은 사실이 알려져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전국 컨설턴트 직접고용 요구=24일 노동계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 설치·유지관리·준공검사 업무를 하는 컨설턴트들이 KT스카이라이프에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KT스카이라이프 계열사인 케이티스와 KTcs에 소속된 24명의 컨설턴트가 지난 19일 KT스카이라이프 사내 전산망에 “컨설턴트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 방안 촉구”라는 제목의 성명을 올렸다. 이들은 “KT계열사 정규직이라고는 하나 소속 자체도 불분명하고 애매한 고용상태”라며 “KT스카이라이프의 위탁비용에 목을 매는 외주 노동자”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2007년 KT스카이라이프 계약직으로 일을 시작한 컨설턴트들은 2008년부터 도급계약을 맺고 업체가 변경될 때마다 소속도 변했다. 장철수(38)씨는 “KT스카이라이프 계약직으로 입사할 당시 ‘열심히 하면 정규직이 될 것’이라는 말에 희망을 가지고 일했다”며 “그러나 현실은 도급업체 직원”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컨설턴트들은 KT스카이라이프 직원들과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지만 형태는 도급”이라고 덧붙였다.

컨설턴트들은 2015년부터 정규직 전환을 요구해 왔지만 KT스카이라이프는 “기다려 보자” “지금 분위기가 안 좋다”는 식의 말로 불만을 잠재웠다. 그러다 최근 KT스카이라이프 무선사업팀 소속 염동선(37)·김선호(31)씨가 불법파견 문제를 제기하며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자 이들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컨설턴트들도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컨설턴트들은 KT스카이라이프에서 직접적인 업무지시를 받아 왔기 때문에 도급계약을 맺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10년 넘게 KT스카이라이프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자존감 상실과 박탈감”이라며 “케이티스와 KTcs와 도급계약이 체결돼 있지만 우리는 사무실을 가본 적도 없고 소속감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특별채용 약속은?=컨설턴트들에 앞서 KT스카이라이프의 불법파견 의혹을 제기하며 직접고용을 요구한 비정규 노동자들이 있다. 쪼개기 계약과 불법파견 의혹을 알린 KT스카이라이프 비정규 노동자 염동선·김선호씨는 도급업체 소속 노동자에게 업무를 직접 지시하고 관리·감독했다며 KT스카이라이프와 도급업체 케이티스를 불법파견·위장도급 혐의로 지난 3월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했다.

이들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자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달 “특별채용 의사가 있다”며 만남을 제안했다. 염씨는 “지난달 세 차례 만남을 갖고, 입사 지원서도 제출했다”며 “그러나 현재까지 이렇다 할 답이 없다”고 전했다.

노동계도 KT스카이라이프 비정규직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언론노조는 “유료방송 가입자와 시청자들이 만나는 노동자 대부분은 협력업체·도급업체 등 온갖 간접고용에 묶여 있는 미조직·불안전 노동자들”이라며 “780만 가입자를 거느린 업계 1위의 KT가 최대주주로 있는 KT스카이라이프는 그 지위에 걸맞게 컨설턴트 노동자의 직접고용 요구를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희망연대노조는 “KT스카이라이프 비정규직 청년들은 4년간 네 차례 쪼개기 계약을 하고, 계약만료를 이유로 해고됐다”며 “황창규 회장은 좋은 일자리 확대를 말하기에 앞서 스카이라이프 비정규직 사태부터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KT스카이라이프 정규직 노조에도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나서 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특별채용 절차는 진행 중”이라면서도 “특별채용은 노사협의 사항으로 노조가 반대의사를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컨설턴트 정규직 전환 요구에 대해 “컨설턴트는 케이티스나 KTcs 소속 정규직 노동자”라며 “SK브로드밴드가 자회사 설립을 통해 정규직 전환을 한 것처럼 컨설턴트 분들도 케이티스와 KTcs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영  ley141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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