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왜 전봇대 위에 올라 갔는가’
KT노동인권백서 출간을 기념하는 북콘서트가 열린다. 이번 북콘서트는 30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청주시문화산업단지 에듀피아 영상관에서 진행된다.
북콘서트는 실체가 드러난 KT인력퇴출 프로그램을 증언하는 대담과 공연이 어우러져 진행된다. 공연 기획은 충북민예총 소속 김강곤 씨가 맡았고 조애란 씨와 박인수씨가 판소리와 노래 공연을 선보인다. 조애란 씨의 경우 KT노동자들이 겪은 이야기를 판소리로 풀어낸다.
이번 행사에는 KT인력퇴출 프로그램의 피해자 뿐만 아니라 실행자로 활동했던 KT 전 직원도 출연해 당시 상황을 풀어놓는다.
국내 최대통신기업인 KT가 구조조정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힘든 과정을 겪은 당사자들이 직접 출연한다.
피해자로 증언 대담에 나서는 분들의 상황은 눈물나도록 애처롭다. 출연자 신모씨는 충북에서 근무 중 퇴출프로그램으로 압박받다 뇌출혈로 쓰러졌고 2009년말 본인도 모르게 특별 명퇴 처리됐다. 현재도 청주 모 재활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그의 사연은 2012년 말 청주문화방송 시사프로그램에서 “KT 그리고 살생부”라는 다큐멘터리로 소개됐다. 그녀는 당시 방송에서 “(관리자를) 총으로 빵빵 쏴 죽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명예퇴직을 거부하자 50대 중반의 나이에 전봇대를 올라가 업무를 해야 했던 여성노동자 육춘임 씨가 대담자로 출연한다.
KT인력퇴출프로그램의 실체를 알린 청주노동인권센터의 조광복 노무사, KT노동인권센터의 조태욱 집행위원장도 토론자로 나선다.
KT노동인권백서는 구 한국통신 시절부터 시작된 민영화 15년동안 발생된 구조조정과 노동자 탄압의 실태를 담았다.
2012년 1권이 나온데 이어 올해 2권이 발간됐다. 백서는 KT노동인권센터와 ‘노동자의 벗’ 소속 7명의 노무사가 공동집필했다. 총 2권이고, 1800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기록이다.
백서는 민영화의 폐해와 노동자 탄압, 그리고 그에 맞선 KT 투사들의 투쟁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1권에서는 먼저 통신 민영화의 배경과 경과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정부와 KT 사측이 민영화에 저항한 노조의 민주파 조합원들을 탄압하고 친 사측 노조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부당노동행위 사례들을 정리했다.
2권은 온전히 ‘Cp(저성과자) 퇴출 프로그램’을 다룬 한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KT가 2006년부터 저성과자 퇴출 프로그램을 은밀히 시행해 수많은 노동자들을 가혹하게 괴롭히고 퇴출시킨 과정이 담겨 있다. 또한, 이에 맞선 투쟁의 과정도 담고 있다. KT전국민주동지회가 퇴출 프로그램의 실체를 폭로하고 저항을 조직해, 결국 법원의 판결을 통해 퇴출 프로그램의 불법성을 확인받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대구에서 근무하다 울릉도에서 전봇대 타는 업무를 발령받았다 해고된 여성노동자, 충북 청주에서 경북 경주지역에서 전봇대 타는 업무를 발령받은 여성노동자 들도 참석한다.
한편 이날 행사는 청주노동인권센터, KT노동인권센터, KT전국민주노동자회, 충북인뉴스 공동 주최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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