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데일리] KT직원 자살행렬 ‘황창규’ 책임있다

KT직원 자살행렬 ‘황창규’ 책임있다

 

스카이데일리 칼럼

 

김신기자(s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16-10-17 00:02:52

 

 

▲ 김신 팀장(산업부, 편집이사)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자살자수는 1만3531명이었다. 국민 10만명 당 자살자 수가 27.3명이나 됐다. 우리나라 자살자수 비율(10만명 당)은 2011년 31.7명을 기록한 뒤 감소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다. 하루에 무려 3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2년 연속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최근 국가적으로도 그 심각성이 남다른 자살 문제가 유독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기업이 있어 국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더구나 문제의 기업은 바로 국민기업을 자처하는 ‘KT’다. 얼마 전에도 KT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있었다.
경찰 및 KT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KT수도권강북고객본부 고양지사 CM팀 소속 신 모(50)씨가 자신의 차량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했다. 신 씨는 자살하기 직전 부인에게 죽음을 암시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남긴 후 연락이 두절됐다. 연락이 되지 않자 유가족들은 경찰에 신고했고 이날 오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 씨의 차량에서는 개인소지품과 함께 여러 장의 유서가 발견됐다. 발견된 유서 중 2장 분량에는 “업무가 힘들다. 대체휴일 부여로 급여가 줄어 생활이 어렵다” 등의 내용이 실려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 관계자는 “고인의 차량에서 여러 장의 유서가 발견됐다”면서 “이중 두 장에는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와 KT측에서 휴일수당을 지급하는 대신 비용절감을 이유로 대체휴일을 부여해 급여가 줄었다 등의 업무 고충에 대한 내용이 상세히 기술돼 있었다”고 전했다.
KT노동인권센터 사망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사망한 KT 전현직 직원은 총 28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재직자가 13명이다. 13명 중 자살한 직원은 이번에 숨을 거둔 신모 씨를 포함 총 3명이나 된다. 사망 직원(재직자) 중 자살 직원 비중이 23%에 달하는 셈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자살사건이 발생할 때 마다 불거져 나오는 의혹이다. 매 사건 때마다 자살의 원인으로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와 회사 측의 열약한 처우’가 지목됐다. 이를 입증할 만한 정황 증거도 제시됐다. 이에 자살에 대한 책임을 KT에 묻는 여론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KT는 명확한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기 일쑤였다.
사망한 직원들이 어떤 배경에 의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는 어느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 오직 당사자만 알겠지만 안타깝게도 ‘망자무언(亡者無言)’이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있다. 바로 소중한 생명이 스스로에 의해 유명을 달리했다는 사실이다. KT를 이끄는 황창규 회장이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정황이 어떻든 간에 KT직원의 자살 사건은 조직의 수장인 황 회장이 책임져야 하는 범위 에 있다. 사망한 직원이 실제로 내 가족이라 해도 고개 돌려 모른 채 할 것이 아니라면 결코 이 부분을 가볍게 넘겨선 안 된다.
또한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책임공방을 하기에 앞서 향후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는 근본적인 대안부터 모색해야 한다. 황 회장은 KT를 국민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목청을 높이기 이전에 직원들을 진심으로 내 가족이라는 생각을 갖고 그들의 안위부터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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