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 이석채 사퇴…노동·시민사회 “KT개혁 시발점 삼아야”

이석채 사퇴…노동·시민사회 "KT개혁 시발점 삼아야"
 
"문제는 낙하산…후임 CEO는 노동자 존중하는 통신전문가로"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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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04  1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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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석채 회장이 3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개인 배임혐의로 압수수색 등 강도 높은 검찰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무궁화 2, 3호를 정부의 허가 없이 ‘헐값매각’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궁지에 내몰리자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석채 회장은 임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후임 CEO가 결정될 때가지 중요한 과제들을 처리하겠다”고 단서를 달았다. 또, “임원의 수를 20% 줄이고, 그간 문제가 제기된 고문과 자문위원 제도도 올해 내에 폐지하겠다”면서도 “경쟁사 대비 1조5000억 원 이상 더 많은 인건비가 소요된다. 이 격차를 1조까지 줄인다는 개선을 올해 안에 이뤄내야한다”고 밝혔다. 인적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자신이 행한 구조조정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석채 회장의 ‘사의표명’을 바라보는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반응은 냉담하다. 이들은 이 회장의 ‘즉각사퇴’와 ‘낙하산 CEO 반대’ 및 ‘KT개혁을 통한 공공성 확보 방안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 KT 창사기념일에 KT민주동지회 회원들이 KT 광화문 사옥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KT단일노조와 KT사측이 체결한 단협이 상시적인 노동자 해고를 도입했다고 맹 비난했다ⓒ미디어스

“KT 이석채 회장 사퇴는 출발점이어야 한다”

KT노동인권센터 조태욱 집행위원장은 이석채 회장의 사의표명을 두고 “앓던 이가 빠지는 기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조태욱 집행위원장은 “하지만 이석채 회장이 사퇴한 것이 아니고 후임CEO가 결정될 때가지 마무리하겠다는 건데, 그 사이에 증거인멸을 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사실상 KT이사회는 이 회장의 불법경영의 의사결정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그들 역시 모든 책임을 지고 총사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조태욱 집행위원장은 현재의 정관대로 후임 CEO를 결정하는 것은 또 다른 낙하산이 내려올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태욱 집행위원장은 “CEO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1인으로 구성된다”며 “그런데 아시다시피 이석채 회장 자신의 인맥으로 낙하산을 다 채웠다. 또, 이 회장에 KT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정관을 다 뜯어고친 바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KT정관 25조는 결격사유로 ‘회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의 최근 2년 이내에 임·직원이었던 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 회장은 LG텔레콤 계열사인 LG전자와 SK텔레콤 계열사인 SKC&C 사외이사였기 때문에 사실상 ‘자격미달’이었지만 관련 정관을 개정해 대표이사로 취임할 수 있었다.

조태욱 집행위원장은 또한 “CEO추천위원회가 ‘이석채맨’들로 진영이 짜일 텐데 여기에서 어떻게 KT의 개혁이 가능하겠느냐”며 “현재의 구조라면 KT의 공공성은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비판했다.

조태욱 집행위원장은 “이석채 회장의 구속은 필연이다. KT 공공성 확보를 위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며 “향후, 낙하산 인사 하나 교체한다고 해서 KT 대재앙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 대재앙이 그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낙하산 인사 배제는 응급조치일 뿐이고, CP프로그램의 폐지와 고과임금제 폐지, 비연고지 노동자들에 대한 업무재배치, 근로기준법 준수 등은 그와 별도로 반드시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10월 17일 언론노조와 언론연대, 민언련, KT새노조, KT공대위, 경제민주화국민운동본부, 전국'을'살리기기배위, 참여연대, KT갑의횡포피해자모임 등에서 광화문 KT 사옥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KT 이석채 회장은 비겁하게 도망가지 말고 반드시 국감 증인으로 출석하라"고 촉구했다ⓒ미디어스

“낙하산 방지 및 KT 공공성 확보를 위한 개혁이 뒷받침 돼야”

KT새노조 이해관 위원장은 이석채 회장의 사의표명과 관련해 “비자금 등 검찰수사가 확대되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해관 위원장은 “이석채 회장의 사의표명은 절대 회사를 위한 게 아니다. 개인의 신변위협 때문이라는 점에서 치졸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제일 우려되는 점은 후임 CEO가 결정되기 전까지 이 회장이 계속 경영을 하겠다는 말인데, 한마디로 측근들로 구성돼 있는 KT이사회를 백그라운드를 마지막까지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KT 이석채 회장은 즉각 사퇴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해관 위원장은 또한 “후임CEO에는 정치권에 줄 대서 개인의 이익을 위해 KT를 경영하는 사람이 아닌 통신전문가들이 와서 노동자들을 존중하는 경영을 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KT 이석채 회장의 사의표명은 KT자회사 및 계열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KT스카이라이프 노조 관계자는 “이 회장은 사의를 표명하면서 고문과 자문위원 제도도 올해 내에 폐지하겠다고 밝혔는데, 자회사에도 마찬가지로 낙하산들이 많이 배치됐다”며 “같이 정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검찰이 이 회장을 수사하면서 자회사의 문제들도 같이 다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추혜선 사무총장은 “KT 이석채 회장이 물러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그러나 KT의 문제에 있어 이 회장 한 개인에게만 집중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추혜선 사무총장은 “이석채 회장 다음 누가 오느냐가 문제인데, 벌써부터 7인회 멤버 등이 하마평에 오르는 등 정권의 유착 고리가 반복돼 온 곳이 KT라는 점”이라며 “이번 기회에 또 다른 낙하산이 오는 것을 차단하는 내부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추 사무총장은 “이석채 회장의 사퇴로 인해 KT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혁돼야 한다. 그를 통해 이윤추구만이 아닌 노무관리문제와 기업의 독립경영의 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KT 이석채 회장을 배임혐의로 고발한 참여연대는 KT새노조와의 공동성명을 통해 “사퇴의 변을 보면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이석채 회장에게 분노를 감출 수가 없다”고 맹비난했다.

참여연대는 이석채 회장에 대해 “KT사장 자격이 없는데도, 정관까지 바꿔서 낙하산으로 사장으로 와서 사장을 회장으로 격상시키고 노동자 수천 명을 해고하고 수백여 명의 죽음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제공한 인물이 이제 와서 직원들을 위해 사퇴한다고 하니 참으로 씁쓸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참여연대는 이어, “자산 헐값 매각과 친인척이 관련된 회사 등을 비싼 값에 인수합병한 행위, 국자전략물자인 인공위성을 정부조차 모르게, 불법으로, 또 헐값에 해외 매각하는 등 그의 경영행태 등에 대한 어떠한 해명도 없이 ‘뒤처리’ 운운하며 후임 CEO 선출까지 회사 경영을 한다면, 이는  KT를 두 번 죽이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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