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성과 배분구조 손도 못댄 임금협약을 비판한다!!

일정:


<성명서>
기업성과 배분구조 손도 못댄 임금협약을 비판한다!!

 

2011년 임단협이 타결되었다.
조합원의 관심과 의지를 모아내려는 그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채 어느날 갑자기 마치 시혜를 베푸는 냥 내놓은 3% 임금인상안을 대단한 성과로 치장하는 집행부의 뻔뻔함에 우리들은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다.

 

구체적인 얘기는 차치하고라도 도대체 3월2일 감사보고서에 명시된 상무급 이상 경영직 보수가 181억에서 405억으로 올랐던 것에 비하면 직원의 임금 3% 인상은 한마디로 새발의 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회사 경영의 성과가 있다면 상하가 균형있게 성과 배분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업 경영의 성과가 오로지 경영진에게만 돌아가는 그릇된 기업성과 배분 구조는 전혀 혁파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묵묵히 현장에서 일하는 조합원의 소외감과 분노는 커질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왜곡된 기업 성과 분배 구조에 대해 입도 뻥끗 못한 채 이루어진 노동조합의 임금협상에 대해 현장 노동자의 이름으로 강력히 비판하는 바이다.

 

또한 근본적으로는 임금은 노동자들의 생계비라는 측면에서 그에 근거한 요구를 제기하는 것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임금협약을 직원 내부 경쟁을 격화시키는 수단으로 삼으려는 회사의 들러리 역할이나 했다는 점에서 이번 임금인상 협상은 반노동자적인 것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임금체계에 2년치 고과가 반영되면서 임금테이블은 복잡해지고 같이 일한 노동자들 간에도 임금격차가 점점 확대되고 있지 않은가! 더구나 고과 연동제로 F 등급을 맞은 직원들의 임금이 깎이는 임금인하가 노사합의로 관철되었으며 이러한 임금체계는 직원 내부의 경쟁을 무제한으로 격화시킬 것이 확실하지 않은가! 결국 이번 임금인상안은 지금도 난무하고 있는 온갖 실적 강요 등의 무한경쟁 체제를 더욱 격화시키는 데 노동조합이 동의해준 꼴이며 우리는 이런 임금체계를 수용한 김구현 집행부의 처사는 스스로 노동자의 대변자임을 포기한 것이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소위 평균 3% 인상안이란 것도 실질임금 인하를 동반한 것에 불과하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조차 공무원 임금을 5.5 %인상 기준으로 예산편성을 한 상황에서, 특히 2011년 현재 전 산업의 임금협약 타결 평균이 4.7% 인상인 상황에서 그리고 하반기 들어 줄줄이 공공요금 인상이 예고된 인플레 상황에서 3% 인상안은 최소한의 실질임금 방어조차 못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실질임금 인하를 수용한 셈이며 한마디로 노동자 죽이기에 다름이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노동조합은 회사의 내부경쟁체제에 협조하는 노조가 아니라 물가인상으로부터 우리의 임금을 방어해주고 회사의 경쟁 격화 구도로부터 공동체성을 지켜줄 노조임을 우리는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직원들은 도대체 내 임금이 어떻게 결정되는 줄 이해조차 어려울 만큼 인사고과와 연동된 임금인상안은 복잡하기만 하다. 내 임금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도 이해하기도 어려운데 하물며 동료의 임금, 그리고 우리 회사의 임금구조를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이러한 상태에서 도대체 임금협약에 대한 찬성 반대 의사를 결정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임금은 노동자의 생계의 원천이다. 그런만큼 아주 단순한 것이 좋은 것이다. 나와 가족의 의식주를 편안하게 해결할 수 있는가! 나의 노후와 다음 세대의 교육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가! 이런 것들이 기준이어야 한다. 도대체 이해할 수도, 나의 미래가 노동조합을 통해서가 아니라 내 관리자의 평정에 의해서 좌우되는 협상안을 임금협약이라고 채결하고 찬반투표를 묻는 김구현 집행부에 대해 우리는 어용노조라는 한마디 이외에 더 붙일 말이 없음을 밝힌다.

 

2011.  5.  25.

KT전국민주동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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