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회사와 노동조합은 무엇이 두려워 조합원의 눈과 귀를 가리려 하는가

[성명서]  회사와 노동조합은 무엇이 두려워 조합원의 눈과 귀를 가리려 하는가

 

   KT  노동현실과 어용노동조합에 대한 내부 비판세력의 목소리를 가로막으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얼마 전부터 현 KT노동조합 집행부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이상한 서명을 받고 있다. 각 지부의 지부장들이 조합원들에게 서명을 받고 있는 서명용지에는 '민주동지회와  KT새노조에 개인정보 삭제 및 처리정지를 요청하는 서명'이라고 쓰여 있다. 각 지부장에게 전달된 조직국장의 지시를 보면 이 서명은 민주동지회와  KT새노조가 조합원들에게 문자메시지와 이메일 등을 전송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취지라고 한다. 그리고 이 서명을   민동회회원과 새노조조합원을 제외한 '전체 조합원'에게 받아 제출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즉 조합원들에게 강제로 받은 서명을 근거로 민주동지회가 매월 발행하는 '민주통신' 등 각종 표현물이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가로막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조합원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내부비판, 조합활동에 대한 민주적 참여를 가로막는 행위에 다름 아니며 정말 남부끄러운 치졸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어떤 노동조합에서 내부에서 활동중인 활동가조직의 간행물배포를 이런 식으로 가로막는단 말인가?  물론 노동조합 본연의 임무는 내팽개치고 회사와 결탁해 자신들의 기득권유지만을 추구해온 현 노동조합의 행태를 볼 때, 노동조합의 이번 서명활동이 자신들만의 독자적 행동만은 아닐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서명을 받는 과정에서 회사의 개입정황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조합원들의 서명을 측면 지원하는 것을 넘어서 일부 지사에서는 관리자인 팀장이 직접 서명용지를 들고 조합원인 팀원들의 서명을 받고 있는 것이 포착되기도 한 것이다. 이는 회사의 부당한 노조활동개입이며 명백한 노동조합법 위반행위이다. 예전부터 관행화된 이런 강압적 분위기 속에서 조합원들은 자신의 자유의사와 무관하게, 회사에 찍히면 안 된다는 두려움 속에 울며 겨자 먹기로 서명에 응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회사와 노동조합은 무엇이 두려운 것일까? 그들이 진정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들이 숨기고자 하는 '진실'이 조합원들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지난 2월 조직개편 때에도 어용노동조합은 숨죽이고 아무 말도 안하고 있을 때, '민주통신'은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서의 조직개편의 본질을 폭로하고 노동조합이 이에 맞서 싸워야 함을 주장했다. 그리고 당시 '민주통신'의 경고는 이후 벌어진 조직개편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강행되는 각종 전환배치와 무자비한 상품할당판매로 현실화되고 있다. 그 이전에도 '민주통신'은 회사의 성과급제도 개악에 따라 조합원들의 임금이 삭감되고 있는 현실을 폭로하고 노동조합에 강력한 투쟁을 요구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런 비판을 수용하여 회사에 맞서 싸워야 할 노동조합이 치졸하게도 오히려 회사와 한 편이 되어 진실을 폭로한 민주동지회를 탄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KT내에서 조금이라도 변화를 이끌어낸 힘은 민주동지회를 비롯한 내부 민주세력이 끊임없이 저항과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다. 민주동지회는 민영화 이후 악화되어온 노동실태를 끈질기게 폭로하여 결국 2012년도에는 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을 이끌어냈다. 그 결과 미흡한 수준이긴 하지만 일부 미지급되었던 무급휴일근무수당을 조합원들이 받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결국 올해부터는 무급휴일근무의 경우 사내전산이 접속차단되도록 하는 조치를 회사가 도입하게 하는 성과도 있었다. 또한 불법적인 'CP( 소위 '부진인력')퇴출 프로그램'의 실체를 폭로하고 법적인 대응을 포함한 각종 저항을 조직한 것도 민주동지회였다. 이 활동은 결국 다수의 법원판결을 통해 CP 퇴출프로그램이  KT 본사의 지침에 의해 실행된 것임을 확인해내는 성과를 얻어냈다. 이 성과는 회사의  CP 퇴출프로그램이 무력화되는 효과로 이어졌고, 실제로 2012년도부터 정년퇴직자들이 많이 늘어나기도 한 것이다. 

 

회사와 노동조합에게 민주동지회의 이런 활동이 그야말로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회사의 위법한 부당노동행위 관행에 항의하기는커녕,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에 대해서 오히려 반대성명까지 내며 어깃장을 놓았던 어용노동조합으로서는 자신들의 이런 행태를 조합원들에게 폭로해온 민주동지회의 활동이 미웠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다면 자신의 행태를 반성하고 고치면 될 일이다. 오히려 비판세력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노동조합의 태도는 적반하장에 다름 아니다.  더구나 최근 회사와 노동조합의 언동을 보면 마치 지금이 21세기가 아니라 몇 십 년 전의 '군사독재'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마저 받게 된다.  노동조합은 민주동지회의 활동이 일부 '불순세력' '반조직활동'이라며 몰아붙이고 있고, 회사에서는 경영해악적 '유언비어'를 단속하겠다며 험악한 문구들로 채워진 '정보보호서약' 등을 조합원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마치 군부독재 당시 독재정부와 노동부가 손잡고 민주노동운동을 탄압하던 '환상의 콤비'체제가 KT에 부활한 듯한 느낌마저 든다.

 

 민주동지회는 노동조합이 현재 획책하고 있는, 조합원들의 서명동원을 통한 언론통제가 어떠한 정당성도 가질 수 없다고 확신한다. 따라서 민주세력들의 연대를 통해 그 부당성을 폭로하고 규탄하는 활동을 즉각 전개하여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탄압시도를 반드시 무력화시킬 것이다. 회사와 노동조합은 알아야 할 것이다. 역사의 흐름을 뒤로 돌리려는 시도는 잠깐 동안은 효과를 보는 듯해도 결국은 실패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말이다.  KT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조합원들의 눈과 귀를 아무리 가리려 해도 조합원들 마음 속까지 가릴 수는 없다.  조합원들 마음 속에서 타고 있는 불만과 저항의 불꽃은 어떤 억압과 통제로도 꺼트릴 수 없다. 오히려 그 잠재된 폭발력이 한 순간에 거세게 분출할 시기가 점점 더 다가오고 있다. 민주동지회는 조합원들의 요구와 불만을 대변하고자 하는 임무를 결코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조합원들에게 '진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하는 민주동지회의 노력은 어떤 탄압과 방해에도 결코 꺾이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선언한다.

 

2013 4 10 

KT전국민주동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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