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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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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0일 6:18 오후
[사설] 전쟁위기와 노동운동
입력 2013-04-10 07:54:26l수정 2013-04-10 08: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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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은 먹고 살기 바쁘다.
저임금과 세계최장 노동시간, 고용불안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일상의 노동 그 자체가 ‘전쟁’이다.
정리해고야 고용문제이지만, 지금 한반도를 휩쓰는 전쟁위기는 생존의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은 전쟁위기에 담 쌓고 지내고 있다.
최근 댄 에커슨 GM회장의 발언은 충격이다.
그는 미국 CNBC TV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반도에서의 긴장상황이 더 심각해지고 장기화될 경우에 생산기지를 이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쟁위기가 곧 생존문제이자, 고용문제에 직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첫째, 전쟁으로 폭발하지 않은 채로 한반도 위기와 긴장국면이 지속되더라도 이는 경제의 붕괴로 이어지고,
노동자들의 밥그릇이 깨어질 판이다. 지난 4월 1일부터 5일까지만 외국인 자본 약 1조 4천억 원이 빠져나갔고, 코스피가 급락했다.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1조원 넘게 투입되어서야 겨우 주가폭락을 막았다.
이미 미국과 해외언론은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에서 대우자동차를 인수해 연14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한국GM의 모그룹인 GM회장의 ‘한국시장 철수’ 발언이 대표적인 예다. 주식시장의 외국자본은 2010년 폐장 시 1,141조원을 넘어섰다. 이미 한국경제는 미국 등 외국자본에 의해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데, 전쟁위기의 지속은 곧 경제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다.
생명도 잃고 밥그릇도 깨지는 파국을 의미한다. ‘전쟁반대, 평화쟁취’는 노동자계급의 절박한 당면 요구이다.
둘째, 과거와 같은 재래전쟁이 아니라 핵참화로 이어지는 민족공멸의 재앙이다.
전쟁세대든 전후세대든 한반도에서의 전쟁하면 으레 6.25 한국전쟁을 떠올리곤 한다. 큰 착각이다.
미국의 B-2(스텔스기), 핵잠수함, B-52 폭격기 등은 모두 핵전쟁을 상정한 것이고, 이에 대항하는 북은 이미 핵무기 보유를 선언하였다.
오늘의 전쟁위기는 한방으로 끝나는 핵전쟁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한다.
셋째, 최근의 북미관계는 노사관계에 빗대어 말한다면 ‘무단협 상태’다.
한반도에는 ‘갑’의 위치에 있는 미국과 ‘을’의 처지에 놓여있는 북한의 불안정한 정전상태를 ‘평화적으로 관리’해왔던 각종 협약들이
존재했다. 정전협정, 9.19와 2.13 북미간 합의, 그리고 남북간의 6.15와 10.4선언 등이 그러하다.
그런데 북한은 이미 기존의 모든 합의의 무효화를 선언하며, 전시상태임을 선포함으로써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무단협 상태’가 되었다. 다시 말하면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든지, 아니면 힘 대 힘(물리력 대 물리력)의 ‘쟁의행위’에 돌입하는 형국 즉 전쟁 일보직전이다.
유일한 해법은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전쟁위험의 근원을 없애는 것이다.
이것은 ‘평화협정 체결’이다.
이를 위한 대화와 협상을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한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지금 당장 나서야 할 시급한 과제다.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한 채 ‘전쟁불사’와 색깔공세에 몰두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자격심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민중은 ‘전쟁반대, 평화쟁취!’를 간절히 요청하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민중생존을 구원할 한국 사회운동의 맏형인 민주노총을 애타게 찾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1500만 노동자를 대변한다는 민주노총 지도부가 아무런 역할도 못하고 있다. 답답할 노릇이다.
이빨이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씹어야 살듯이, 이제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나서야 될 때다.
살아생전 김대중 전 대통령이 6.15 공동선언 9주년에 울먹이며 호소하였다.
“저항하라! 하다못해 담벼락 쳐다보고 욕이라도 해야 한다.
싸우지도 않고 지키지도 않고 하늘에서 감이 떨어지길 기다려선 안 된다.”
생존권과 평화는 투쟁으로 쟁취되는 것이지 저절로 떨어지는 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