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말 KT와 SK텔레콤이
와이브로 주파수 재할당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와이브로 활성화를 위한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와이브로의 효용성을 평가할 때 단순히 가입자만 고려할 게 아니라 데이터 폭증시대를 맞아
무선 트래픽(
사용량)을 분산시키는 순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뜻이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의 와이브로 가입자는 지난 8일 기준으로 6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3월 KT가 와이브로
전국망을 구축한 뒤 불과 6개월여 만에 20만명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KT의 ‘에그(와이브로 신호를
와이파이 신호로 바꿔주는 장치)’ 사용자도 35만명을 넘어섰다. SK텔레콤의 와이브로 가입자는 10만명 이하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순수 국산
기술인 와이브로가 출범한 지 5년이나 지났지만 가입자가 상대적으로 적어 방송통신위원회가 KT와 SK텔레콤에 현재 할당하고 있는 주파수 가운데 일부를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통신
사업자들은 “와이브로의 가치는 가입자뿐만 아니라 무선 데이터 폭발시대에 트래픽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KT의 경우 지난 8월 말 기준 전체 무선 데이터 트래픽 9200테라바이트(TB) 중에서 와이브로가 차지하는 비중이 21.7%에 달한다. SK텔레콤도 와이브로 가입자 자체는 적지만 SK텔레콤의 와이파이망의 절반
이상이 와이브로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요컨대 와이브로가
전용 단말기 부족 등의 이유로 많이 사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아이폰 도입 이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무선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트래픽 분산’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와이브로가 활성화되지 못한 데는 통신사업자뿐만 아니라 통신 당국과 제조업체의 책임이 크다. 그동안
스마트 기기 제조업체들은
글로벌 주파수 표준에서 와이브로가 밀리면서 와이브로 스마트 기기 공급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고, 당국도 이를 사실상 수수방관해 왔다. 최근 에그 등을 활용한 와이브로망 사용료가 매우 저렴하다는 측면에서 KT 등 통신사업자의 와이브로망이 축소될 경우 소비자 후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