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왜 하나” 불신 확산 (직원들동원하여 하는 짓이란..)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왜 하나” 불신 확산
수백억 들여 경제적 효과 “글쎄”...뉴세븐원더스 재단 공신력에도 의문
2011.08.05 11:21 입력

세계7대자연경관선정 투표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스위스에 소재를 둔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추진하고 있는 ‘세계7대자연경관’에 제주도가 선정되게 하기 위한 범국민적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뉴세븐원더스 재단에 대한 공신력과 공무원을 동원한 운동방식 그리고 효과에 대해 의문이 계속제기 돼 왔다.

현재 세계7대자연경관선정과 관련해서 △사업주체인 뉴세븐원더 재단의 공신력과 유엔(혹은 유네스코)과의 관계 △투표 방식의 공정성 문제 △국내에서 사업추진의 정당성 △경제적 효과와 관련되어 논쟁이 가중되고 있다.

세계7대경관선정 공신력이 있는가?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뉴세븐원더스 재단’은 ‘뉴오픈월드 코퍼레이션’이란 영리회사를 함께 운영하는 버나드 웨버(Bernard Weber)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그동안 이 사업에 대한 상업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 이유는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스위스의 비영리 법인인 것은 맞지만 ‘뉴오픈월드 코퍼레이션’이 뉴세븐원더스 재단의 모든 영리활동의 독점권을 갖고 있어 비영리 재단으로서 독립성이 유지 되는가하는 의문이 제기 되어 왔기 때문이다.

 

▲<출처 - 뉴세븐원더스 재단>


이에 대해 양원찬 사무총장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운영방침이 소위 말하는 월드컵을 주최하는 FIFA나 IOC의 양태와 똑같다”고 주장했다. 즉, 행사 운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수익구조를 만들어 운영하고 개별 국가나 기업과 홍보 등의 계약을 맺어 수익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수익금을 공익적 활동에 기부하거나 지출했다는 증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7년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추진한 ‘신 세계7대 불가사의‘ 선정 당시에도 수익의 50%를 자연 문화 유산 보전에 사용하겠다고 했지만 남은 돈이 없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기부하지 않았다.

한편, 뉴세븐원더스 재단은 ‘신 세계7대 불가사의’선정행사를 진행할 당시 UN사무국의 파트너쉽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유일한 공신력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후 UN과의 파트너쉽은 없어졌고, 유네스코도 이 사업의 협력을 제안 받았을 때 “뉴세븐원더스의 사업은 비과학적, 비민주적이고, 영리목적의 개인 사업인데다가, 자연 문화 유산들의 보전과는 무관하게 미디어 홍보에 집중하는 투기성 사업이며, 유네스코가 추구하는 사명과 목적에 결코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부한 바가 있다.

현재 뉴세븐원더스 재단은 유엔이나 유네스코와도 어떠한 연관도 없이 세계7대경관 선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명이 1000번 투표해도 되고...조세피난처에 전화 개설은 왜?

선정 방식의 공정성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세계7대경관의 28개 후보지 중에서 최종 선정은 후보지 별 최종 투표수 공개 없이 선정지가 발표된다. 이는 투표수 공개에 따른 여러 잡음들을 없애기 위함이라고 밝혔지만 어느 지역이 몇 표를 얻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결정된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게다가 중복투표를 허용하고 있어 실제 참여자들이 몇 명인지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이영웅 사무국장은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한 사람이 투표를 100번 해도 되고 1000번 해도 되는데, 과연 이게 공정성이 있는지. 그리고 현재 제주도가 득표한 투표수도 보면 거의 대부분 국내고, 특히나 제주도에 있는 공무원들”이라며 “결국에는 이것은 돈으로 사는 7대경관”이라며 절대 공정성이나 공신력이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제주도 내에서 동원식 투표방식은 투표 참여 열기를 북돋기 보다는 오히려 일단 올리고 보자는 식의 무분별한 투표로 이어지고 있다.

이영웅 사무국장은 “제주시 같은 경우에는 공무원들한테 하루에 70통씩 투표를 하라고 해서, 이걸 다 근무평가에 반영한다 이런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 최근 공무원노조에서도 너무 심하다는 성명도 발표를 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또, “결국에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도 자동 투표기가 개발이 돼서 돈만 지불하면 수백 건의 투표가 한꺼번에 되는 이런 방식이 나타나고 있고, 심지어는 초등학생들한테까지도 가정통신문으로 투표를 하면 봉사활동 시간을 준다, 이렇게 하면서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제주도는 올해 예산으로 편성된 전화비를 다 써버려 30억 원의 추경예산을 전화비 명목으로 추가 편성했다.

한편, 전화 투표와 관련된 잡음도 끊임없이 들리고 있다. 전화와 문자는 1통당 180원씩 비용이 들게 되어 있다. 인터넷 투표만 무료로 할 수 있다. 이 전화 수익 중 일부가 뉴세븐원더스 재단의 영리담당 자매회사로 넘어가게 된다. 이 때문에 중복투표를 허용한 것도 이 같은 수익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그런데, 전화투표용으로 개설한 4개의 전화번호 중 3개가 조세피난처에서 개설한 전화번호들이라서 의혹은 더 증폭되고 있다.

+239 220 1055 상토메프린시페 (인구 16만 명, 아프리카 섬나라)
 +1 869 760 5990 세인트키츠네비스 (인구 5만 명, 카리브해 섬나라)
 +1 649 339 8080 턱스케이코스제도 (인구 4만 명, 카리브해 섬나라)
 

공신력이 없어도 경제효과가 크다?
 
결국 공신력 없는 영리사업이라 하더라도 제주도를 국제적으로 알릴 수 있고 관광 수익이 증대하면 좋은 것 아니냐는 ‘수익성 논리’가 세계7대경관선정에 참여하는 거의 유일한 이유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 마저도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양원찬 사무총장은 “올림픽 유치 이상의 효과가 있다며” 각종 외신들의 경제효과 보도와 해외 메스컴들의 제주 취재활동이 늘고 있어 외국 관광객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제주환경연합의 이영웅 사무국장은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지역들이라며 “올레길이라든지 이런 걷기 열풍이 많이 늘어나고, 소규모 가족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면서 최근에 관광객들 수가 늘어나는 것이지, 결코 지금 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7대 자연경관 홍보 때문에 늘어나는 것이라고는 볼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공무원과 국민들의 전화투표 참여비용, 행사 홍보 등 이런저런 비용만 수백억원씩 써가며 실제 얻는 경제적 효과가 얼마가 될지는 미지수 이다.

게다가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요구하는 후원금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 몰디브와 인도네시아 정부는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거액의 후원금을 요구해 이를 거부했다고 폭로한 사실이 있다. 아직 제주도와 관계당국은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얼마의 후원금을 요구했는지, 얼마를 주기로 했는지 등에 관한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공신력도 의심되고 경제적 효과도 불확실한 사업에 대통령까지 나서서 투표를 하고 영부인이 명예추진위원장까지 맡아서 범국민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사업인지 회의적인 목소리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그만큼 이 사업과 관련한 재정과 회계가 투명이 밝혀져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참세상 편집팀 newscham@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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