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7대 경관투표, 마침내 소송전

말 많던 '제주 7대 경관 투표'가 결국 소송전으로 번졌다. 3월15일 'KT 공공성 공대위'는 이석채 KT 회장을 사기죄로 고발했고, 다음 날 KT는 'KT 공공성 공대위'와 KT 새노조(제2 노조) 관계자 등 3명을 '허위 사실 유포'로 맞고소했다. 제주 7대 경관 투표의 진실이 법정에서 가려지게 되었다.

쟁점은 이 전화가 국제전화인가 아닌가 여부이다. KT는 2010년 12월 투표를 위해 001-1588-7715번을 내놓았다. 2011년 11월에 투표가 마감되었는데, 곧이어 문제가 생겼다. 제주도 행정 전화비로만 211억원이 청구된 것. 세금 낭비 논란이 벌어지면서 KT는 지난 2월 이사회 결의로 전화요금 수익 41억원을 기부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청와대 제공 정운찬(위 왼쪽) 제주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3월 김윤옥 명예위원장에게 도자기를 선물하고 있다.

소송 당사자인 KT 새노조 측은 국제전화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통상 국제전화는 국내 교환기-국내 관문국-상대(해외) 관문국-상대 교환기 식으로 연결이 되고, 통화가 끝나면 상대 교환기에서 종료 처리 신호를 국내 교환기로 보내(쌍방향) 전화요금을 정산한다. 그런데 이번 7대 경관 투표는 국내 교환기-국내 관문국-국내 소재 국제지능망 교환기로 이어지다가 이를 전용회선을 통해 데이터로 변환해 일본에 있는 서버로 보냈다는 것이다. 이해관 KT 새노조 위원장은 "해외 전화망에 접속하지 않은 채 단순히 국제 전용회선을 통해 데이터만 전송한 것만으로는 국제전화라고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투표에 참여했던 한 고객의 전화요금 고지서에는 'KT 국제통화료'라고 표기된 요금 180원이 청구되었다.

KT 해명 "최초로 개발한 투표 시스템"

이런 주장에 대해 KT는 '해외에 투표 시스템을 구축해 실시간 투표가 가능토록 한 국제전화 투표'라고 입장을 밝혔다. 투표 서버를 해외에 구축한 국제전화 방식의 투표 시스템이기에 001 번호를 사용했고, 이 시스템은 KT가 최초로 개발한 투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투표에 참여한 한 고객의 전화요금 고지서.

약관 표기 부분도 논란거리다.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했다면 이를 약관에 넣고 신고했어야 하는데, 그런 절차 없이 '불법 서비스'를 했다는 게 KT 새노조의 주장이다. KT '이용약관'에는 국제SMS 서비스, 전화투표 서비스라는 항목이 있는데, 요금이 각각 '건당 100원', '180초에 50원'으로 이번 '7대 경관 투표 요금(10초당 18원)'과는 달랐다. KT는 유선전화망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약관을 변경하려면 방송통신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KT 관계자는 "약관에 넣어야 되는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해 현재 방통위에서 심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투표 요금은 주관사인 뉴세븐원더스재단과 협의해 정해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차형석 기자 /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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