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직원 또 투신 자살…전환배치 후 노동 스트레스

KT 직원 또 투신 자살…전환배치 후 노동 스트레스


<경향신문 2011.7.18자>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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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서울북부마케팅단 은평지사에서 근무하던 강모씨(50)는 지난 16일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무실로 나갔다. 평소 하던 일과 다른 현장 개통·보수 업무로 지난해 전환배치된 이후 업무 부적응을 호소하던 그는 그날 오후 옥상으로 올라가 몸을 던졌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유족들은 강씨가 평소 책상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일이 많았으며 업무 부적응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밝혔다.

데이터나 음성을 보내고 받는 전송 분야인 네트워크 서비스 센터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온 강씨는 지난해 7월 네트워크 서비스 분야의 인원 감축에 따라 지사의 현장 개통·보수 업무로 전환배치됐다. 신촌지사에서 일하던 그는 지난 1월 은평지사로 배치됐으나 은평지사에서 한 건의 일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은평경찰서 관계자는 17일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기 위해 18일 부검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정황상 자살로 추정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KT 노동인권센터 관계자는 “KT에서 2009년 12월 말 5992명에 대한 대규모 명예퇴직시행된 이후 인력보충이 안된 상태에서 일방적 전환배치와 높은 노동강도에 따른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해 자살 등으로 사망하는 직원이 속출하고 있다”며 “KT는 인력퇴출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퇴출 대상자를 전환배치해 퇴직을 유도했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강씨가 일해왔던 네트워크 서비스 분야의 기술발전과 자동화로 인력을 줄이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며 “지난해 네트워크 서비스 직원 800명이 각 지사의 현장 개통·보수 업무로 배치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구조조정 전략 프로그램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KT에서는 구조조정 이후 올 들어서만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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