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파워텔은 주파수 경매제 희생양?

 
KT파워텔이 주파수 경매제도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정부가 현재 KT파워텔이 사용중인 주파수 일부를 이동통신용으로 검토하면서 재할당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재할당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하면서 KT파워텔은 비상이 걸렸다.
 
16일 방송통신위원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현재 KT파워텔이 사용중인 800메가헤르츠(㎒) 대역 14㎒폭 중 10㎒만 재할당하고 나머지 4㎒를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에 따라 36만명에 넘는 가입자에게 주파수공용통신(TR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KT파워텔은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TRS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지국을 신설하거나 재배치하고 일부 단말기를 교체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대략 259억원에 달할 것으로 KT파워텔은 추산하고 있다. 259억원은 지난해 KT파워텔 매출 1275억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이 150억원 내외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주파수 회수로 인해 적자를 감수해야 할 처지에 놓인 셈이다. 특히 기지국 신설과 중계기 교체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택시, 화물 등 생계형 가입자의 서비스 중단, 통화권 불만에 대해 피해보상까지 해주면 비용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KT파워텔의 TRS용 800㎒ 주파수 가운데 일부를 회수한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TRS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냐는 문의까지 쇄도하고 있어 영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파수 일부 회수에 따른 기업 가치 하락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로 인해 3만7000명에 달하는 KT파워텔 소액주주들의 피해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KT파워텔 관계자는 "주파수 회수는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주파수를 회수하기 앞서 TRS 산업에 대한 다양한 정책지원이나 적절한 보상/배려가 먼저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방통위가 KT파워텔이 쓰고 있는 주파수 일부를 회수하려는 것은 전파자원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방통위는 40만명도 안되는 TRS 가입자를 위해 18㎒폭을 쓰는 것보다 해당 주파수를 회수해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하고 있는 이동통신용으로 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KT파워텔이 사용중인 4㎒폭을 포함해 TRS 사업자가 쓰고 있는 6㎒폭과 유휴대역 4㎒폭을 합친 10㎒를 7월로 예정된 이동통신용 주파수 경매에 내놓는다는 게 방통위의 방안이다. 특히 그동안 회수에 부정적이던 KT (36,450원 상승100 0.3%)가 방통위 뜻에 따르기로 하면서 KT파워텔은 주파수 회수에 대해 하소연할 곳도 없어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사용기간 만료에 따라 주파수를 회수하는 만큼 회수가 결정되더라도 정부가 사업자를 지원하기란 쉽지 않다"며 "TRS 사업자가 그동안 시장을 키우지 못한 책임도 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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