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일요일, 공휴일과 겹치면 대체 휴일 ?

[중앙일보 장정훈.강병철] 경영계는 정부가 검토 중인 대체휴일제에 대해 불평을 터뜨렸다. 인건비 부담이 확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휴일이 선진국과 비해 적지 않은 현실에서 대체공휴일제를 도입하면 기업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다음달부터 20인 미만 영세 기업에 주 40시간 근로제가 적용되는 상황에서 대체공휴일제까지 겹치면 중소·영세 기업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총은 대체휴일제를 할 경우 기업들이 한 해 인건비 약 1조5000억원을 더 부담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백화점·할인점·항공·해운·레저 업체처럼 휴일이 대목인 기업과, 자동차·정유·화학같이 휴일에도 생산시설을 세울 수 없는 기업들이 인건비를 이만큼 더 지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노동계는 찬성이다. 노동계는 이 제도를 도입하면 여행이나 숙박 관련 산업에서 14만여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경제적 파급효과도 1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역시 대체공휴일제를 도입하면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연간 근로시간이 2000시간이 넘는(2009년 기준 2079시간) '최장 시간 근로국'의 오명을 벗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공부문의 8시 출근, 5시 퇴근'은 경영계의 관심 밖이다. 정부와 수시로 접촉하는 일부 직원을 제외하고는 근무시간을 바꿀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은 기업에서 '탄력근로제'란 것이 퍼지고 있다. 하루 8시간 일을 하되, 부서와 개인 사정에 따라 출근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과 SC제일은행 등 대기업과 금융회사들이 도입했다.

 근무시간 전면 조정은 삼성그룹이 1993년 7-4제를 도입하며 실시한 바 있다. 그러나 출근은 앞당겨진 반면, 퇴근은 예전 그대로여서 근무시간만 늘어났다는 불만이 많아 2002년 폐지했다.

장정훈·강병철 기자 < cchoon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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