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kt노동조합의 한국노총 가입추진을 바라보며

                    [성명서] kt노동조합의 한국노총 가입추진을 바라보며


kt노동조합은 지난 3.11일 한국노총 가입추진을 발표했다. 이날 노동조합은 3.20~22일에 개최될 전국대의원대회에서 한국노총 가입을 결정할 예정이고, 한국노총 가입을 통해 KT노동조합의 사회적 책임 확대 좌파세력으로부터 KT노동조합?KT 사수 및 조합원 고용안정 강화 방송 통신미디어 규제에 맞서 대정부 교섭력확충 등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는 우선 전체 노동자의 단결과 사회적 연대활동을 위해 기업별 노동조합의 틀을 뛰어넘을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원칙적으로 상급단체 가입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는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다만 이번 상급단체 가입결정의 대상인 한국노총의 경우, 최초 결성부터 이승만정권이 자주적 노동운동을 탄압하고 관제 어용노동조합을 세우는 과정에서 출발한 역사적 한계를 안고 있고, 이후 내부개혁을 위한 모습을 일부 보여오기도 했으나 아직까지는 자본과 권력에 맞서 노동자의 이익을 일관되게 옹호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점은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역시 내부적인 한계와 개혁의 과제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이나, 민주노총이 한국사회 민주화 운동의 과정에서,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한 민주노조운동이라는 역사적 흐름 속에서 탄생하였고 그 맥락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는 점과 대비되어 왔다. 그래서 우리는 2009년도에 이명박 정권의 민주노총 약화전략과 보조를 맞춰서 진행되었던  kt노동조합의 민주노총 탈퇴에 대해 반대하였던 것이고, 그 결정의 연장선 격인 이번 한국노총으로의 상급단체 결정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하는 바이다. 한편 당시의 민주노총 탈퇴는 청와대-노동부- kt노사 모두 연결되는 소위 '영포라인'이 정권의 의도에 맞춰 움직였던 기획작품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kt노동조합의 한국노총 가입결정도 박근혜정권이 한국노총만을 노사정협상의 파트너로 지목하면서 민주노총 배제전략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상황에서 돌출적으로 제기되었기 때문에 지난번 민주노총 탈퇴건과 마찬가지로 정권과 사측에의 코드맞추기를 겨냥한 정치적 의도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피하기 어려울 듯 하다.


물론   kt 노동조합의 숨은 의도가 어떤지 간에 자신들이 내건 명분대로 한국노총 가입을 통해 '교섭력 강화를 통한 조합원의 고용안정, 근로조건 개선' 등을 이끌어낸다면 그 진정성을 인정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kt노동조합의 지난 행태들은 이런 기대를 품기 어렵게 한다. 지난 2009년도에도  kt 노동조합은 민주노총을 탈퇴하면서 이 결정을 통해  '소모적인 정파싸움에서 벗어나 조합원의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향상을 위해 헌신분투'하겠다면서 '노동운동의 새로운 노선과 비전'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  kt노동조합이 보여온 모습은 오로지 회사측의 이익만을 대변하기 위해 헌신분투하는 것이었을 뿐이다. 민주노총 탈퇴가 결정된 2009년에 노사합의로 도입된 고과연봉제 하에서 kt노동자들은 상대고과에 의해 임금인상률이 결정되고 심지어 하위고과의 경우 연봉삭감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그리고 그 해 연말에는 '명예퇴직'이라는 허울아래 사실상의 정리해고가 진행되면서 단일기업으로는 사상최대의 인원인 6천 여명의 인원이 구조조정을 당하기도 하였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1대 노조위원장이었던 김구현은 노조위원장을 물러나자마자 kt수련관을 담당하는 '코웰스'라는 회사의 회장자리를 꿰어 차고 있다.  따라서 이런 과거를 기억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kt 노동조합이 내걸은 허울좋은 명분들이 공문구처럼 느껴질 뿐이다.  

 

한편으로 우리는  kt 노동조합이 한국노총에 가입하는 명분의 하나로 '좌파세력으로부터  kt노동조합과  kt 사수'를 내세운 것에 대해서 놀라움과 함께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 동안 보수세력이 노동자들의 자주적인 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왔던 '색깔론'을 이제는 노동조합까지 나서서 이용하려는 것인가? 이는 어용노조를 혁파하고 민주노조를 최초로 세워낸 후, 김영삼정권에 의해 '체제전복세력'으로까지 몰리기까지 했지만 물러섬없이 노동자의 자주적인 단결권을 지켜내고자 했던 케이티 노동조합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내팽겨치는 언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역사에 반해 최근 십수여년간의  kt노동조합의 행태는  굳이 좌파, 우파를 따지기에  앞서,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회사편에 빌붙어 노동자의 권익을 팔아먹어온 '사용자파' 노조는 아니었던가 스스로 반성부터 할 일이다.

우리는 노동자의 자주적 운동을 모두 소위 '좌파'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그래서 용납될 수 없는 것처럼 몰아붙이던 보수세력의 헛된 주장에 부화뇌동하는  kt 노동조합의 태도는 노동운동의 근본을 저버리는 것으로 단호한 비판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  또한 진정한 노동운동은 사용자에 맞서 노동자의 권익을 지켜내는 '노동자파'에 입각한 운동이어야 하고, 이는 좌파 정치세력을 비롯한 전체 진보진영과의 연대와 배치되지 않는다는 근본적인 원칙조차 망각하고 있는 현 kt노동조합은 노동운동을 운운할 자격조차 없다는 것을 스스로 폭로한 셈이라 봐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원칙적으로 볼 때 전체 노동자의 단결과 사회적 연대를 위한 것이라면  기업별 노동조합의 틀을 넘어서는 상급단체 가입과 연대활동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대로  kt노동조합의 이번 한국노총 가입결정이 그러한 취지와 목적에 입각한 결정이었는지는 많은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kt노동조합은 상급단체 가입에 앞서 노동조합 본연의 자주성과 민주성부터 복원하는 것이 우선이다.  kt 전국민주동지회는  kt 노동조합내 민주파 활동가들의 조직으로서 앞으로도 끊임없는 내부비판과 대중활동을 통해 반드시  kt노동조합을 민주노조로 다시 세워낼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kt 노동조합을  진정한 노동자단결과 사회연대의 길로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13.3.20   

                                                       kt 전국민주동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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