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가입자가 MZ세대를 중심으로 지속 상승하는 가운데 통신 3사의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도 계속 오르면서 도입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SK텔레콤(SKT) 가입자 수는 3069만2923명으로 점유율 39.9%를 기록했다. SKT 점유율이 40% 아래로 떨어진 것은 해당 조사 시작 이후 처음이다.
다음으로 KT가 1758만9058명으로 22.9%, LG유플러스는 1595만6201명으로 20.8%로 나타났다. 여기에 알뜰폰이 1263만8794명으로 16.4%를 차지했다. 알뜰폰 가입자 수는 처음으로 1200만 명대를 돌파했으며 점유율은 전년 동월(14.0%) 대비 2.4%p 상승했다.
알뜰폰 가입자 수 증가는 경기 침체에 더해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들의 알뜰폰 선호도가 오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장년층 위주로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했지만 요즘에는 2030세대의 알뜰폰 가입이 늘고 있다”며 “자급제폰을 구입하고 알뜰폰 요금제를 이용하는 트렌드도 주요 원인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도 알뜰폰 요금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알뜰폰 사업자가 통신 3사에 내야 하는 망 사용료를 올해부터 약 20% 인하하기로 했다. 저렴한 요금제를 무기로 삼는 알뜰폰 특성상 망 사용료 인하는 알뜰폰 점유율 확장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알뜰폰 점유율이 상승하고 통신 3사의 점유율이 하락한다고 하더라도 통신 3사에는 위기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알뜰폰 시장에서도 통신 3사의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자회사인 SK텔링크, KT엠모바일, KT스카이라이프, LG헬로비전, 미디어로그의 점유율이 2019년 37.1%에서 2021년 50.8%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통신 3사 대신 알뜰폰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수익은 통신 3사로 돌아오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기존 통신 3사의 대안으로 만들어진 알뜰폰이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알뜰폰 시장의 통신 3사 자회사 점유율이 높아짐에 따라 통신 3사의 알뜰폰 시장 진입 규제에 대한 논의도 다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14년 통신 3사 자회사의 시장 점유율을 50%로 제한한 바 있다.
현재 통신 3사 자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었음에도 규제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은 해당 규제에서 합산 점유율 산정 방식에 사물인터넷(IoT)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IoT 가입자를 포함할 경우 통신 3사의 점유율은 30%대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점유율 산정 방식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전에도 점유율 산정 방식에 대한 지적이 나왔음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만큼 관련 규제 개선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