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 직후 구현모 사퇴한다

“KT 구현모, 연임 불발·자진 사임 무게…정권에 줄대는 인사들”

  • 입력 2023.01.20 19:41
  • 기자명 권오철 기자

 

구현모 KT 대표이사. [KT]
구현모 KT 대표이사. [KT]

[직썰 / 권오철 기자] 구현모 KT 대표이사의 연임 여부가 오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결정되는 가운데, 이미 KT 안팎에서는 구 대표의 연임 불발 및 자진 사임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석열 정권이 전 정권 인물로 꼽히는 구 대표의 연임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이에 자산규모 31조의 ‘주인 없는 기업’의 수장자리를 차지하려는 인사들의 정권 줄대기가 벌써부터 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KT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20일 직썰과 통화에서 “현 정권은 전 정권 인물로 꼽히는 구 대표의 연임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임 도전은 불발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T 이사회는 지난달 28일 구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오는 3월 열리는 주총에서의 연임 확정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KT 최대주주 국민연금(10.74%) 측은 구 대표 연임에 대한 반대 입장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벌써부터 ‘(KT 대표로) 장·차관급이 가야 한다’, ‘3선 국회의원이 유력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면서 “복수의 인사들이 31조 자산의 주인 없는 회사 수장이 되기 위해 정권에 줄대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KT 내부 일각에선 구 대표가 주총 이전에 사임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확히는, 구 대표가 회사를 위해 사임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KT 내부 한 관계자는 “구 대표의 불투명한 연임을 이유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이 미뤄지고 있다”면서 “인사평가를 마친 부서의 경우 직원 간 불편한 동거가 지속 중이며, 예산부서는 일부 예산을 못 내려주고 있는 등 조직 곳곳이 ‘방학’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이상 조직이 망가지기 전에 구 대표가 후보 사퇴해야 한다는 것이 KT 내부의 다수 여론인 것으로 안다”면서 “다시 대표이사 후보 추천을 받고 절차를 밟으려면 2달가량 시일이 걸리는데 3월 주총을 앞두고 있으니 구정이 끝나는 대로 사퇴 의사를 밝히는 것이 조직을 위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KT에서 주총 전 후보 사퇴 사례는 박종욱 전 KT 대표가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3월 주총 사내이사 재선임(3연임) 투표를 앞둔 당일 자진 사퇴했다.

박 전 대표는 구 대표 등과 함께 그해 1월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정치자금법위반’과 ‘업무상횡령’ 혐의 유죄를 선고를 받은 상황이었다. 당시 국민연금은 박 전 대표에 대해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의 이력이 있는 자”라며 이사 재선임을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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