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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불만=보물

LG전자 구미공장 간부들은 불평과 불만이 많은 직원들을 좋아한다. 이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면 자연스럽게 공장의 효율이 높아진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불만 사항을 '보물'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장 간부들은 직원들의 불평을 이끌어내기 위해 공장 벽면에 포스트잇을 붙일 수 있는 초대형 게시판을 설치했다. 불만이 떠올랐을 때 바로 메모를 하지 않고 넘어가면 나중에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직원들이 낸 아이디어는 신속하게 현업에 적용된다. 간단한 작업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불만은 1주일 이내에 해결한다는 게 구미공장의 원칙이다. 작업 효율 개선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아이디어를 매달 선정해 포상하는 작업도 이뤄진다. 공장 벽에 '보물 찾기 명예의 전당' 코너를 만들어 놓고 아이디어 제공자의 얼굴 사진을 큼지막하게 인화해 게재한다.

공장 관계자는 "보물 찾기 대회 월별 우승자에게는 두툼한 포상금 봉투를 지급하고 '영웅'으로 대접한다"며 "매달 가장 높은 생산성을 기록한 직원을 의미하는 '명장'과 똑같은 대우를 해준다"고 말했다.

◆2년 만에 생산성이 5배로

"개별 공정의 아이디어 한두 개를 바꾼다고 생산효율이 얼마나 높아지겠어." 구미공장에 처음 발령받은 간부들의 생각은 대부분 엇비슷하다. 하지만 이들에게 지난 몇 년간의 데이터를 들이대면 대번 얼굴이 달라진다. 2007년 구미공장 직원 한 명이 한 시간에 만들어 내는 TV는 2대에 불과했다.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수렴,대대적으로 라인의 설계를 뜯어고친 2008년에는 이 수치가 8대로 늘어났다. 생산효율이 1년 새 400%가량 높아진 것.작년에는 10대로 전년의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공장 관계자는 "생산 혁신 아이디어 중 80% 이상이 현장 직원들의 체험에서 나오고 있다"며 "고학력 R & D 인력이 책상머리에서 만들어내는 혁신안과 견줘도 손색이 없는 아이디어들이 매달 쏟아진다"고 설명했다.

구미공장은 혼류생산으로도 유명하다. 30,42,47인치 등 크기가 다른 TV를 한 생산라인에서 동시에 만든다. 사이즈별로 제품을 만들면 생산품의 규격이 바뀔 때마다 라인을 멈춰야 한다는 점을 감안한 것.한 시간 단위로 자재를 관리하는 것도 이 공장의 특징 중 하나다. 생산라인을 가동하기 한 시간 전에 부품이 배송된다는 의미다. 협력업체들의 부품 생산과 배송 과정을 전산화하면서 생긴 변화라는 게 공장 측 설명이다.

구미=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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