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번엔 협력업체 36% 감축

클린경영과 상생협력으로 KT 이미지 제고 지난해 말 사상 최대 규모인 6천여명의 명예퇴직을 단행한 KT가 이번에는 협력업체의 대규모 퇴출을 결정하는 등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KT는 21일 '1단계 정보통신 공사 협력사 정예화 추진계획'에 따라 전송, 전원, 무선, 통신시설토목공사(OSP) 등 4개 분야 484개 협력사를 307개로 약 36% 축소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예화 추진계획은 정보통신 공사 협력사를 직영 공사가 가능한 우수업체 위주로 재편하기 위한 것으로, KT는 이번 1차 계획에 이어 내년 말까지 지속적으로 협력업체 수를 줄여나갈 예정이다.

'옥석 가리기'에서 살아남은 협력사들은 업체당 최소 20억원 이상의 물량을 배정받아 직영 시공이 가능한 정예 협력사로 육성된다.

KT의 정보통신 공사를 직접 담당하고 있는 KT네트웍스의 물량 중 전국 단위의 공사가 아닌 경우에는 이 또한 정예 협력사들에게 배정된다.

KT는 이번 선정과정에서 평가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평가기준을 100% 계량화했다.

KT와 구 KTF와의 합병 이전에 양사 모두에 협력사로 중복 등록된 경우에는 1사 1협력 분야 원칙에 따라 1개 분야만 지정하도록 하되 해당 협력사가 선호 분야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KT는 협력사 진입 및 퇴출과 관련해 매년 10% 규모로 시행되던 신규 협력사 선정을 5%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대신 탈락되는 협력사보다 신규 협력사의 경영능력과 시공능력이 떨어질 경우에는 신규 협력사를 뽑지 않을 방침이다.

KT가 이처럼 협력사 정예화에 나선 것은 그동안 영세한 정보통신 공사 협력사로 인해 공사 품질의 저하뿐 아니라 비리 발생 위험이 높았기 때문이다.

연간 공사물량이 10억원 미만의 이들 영세 시공사는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재하도급을 주는 구조로 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안정적 공사 품질은 기대하기 어려웠고 각종 비리에 노출되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석채 KT 회장은 지난해 1월 취임하자마자 실추된 KT의 기업 이미지를 제 고시키기 위해서는 클린(Clean) 경영과 상생 협력의 실현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이의 일환으로 온갖 비리가 가장 심하다고 지적돼온 정보통신 공사 협력사 개혁을 선언했다.

이후 지난해 4월 '정보통신 공사 협력사 운영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했고 지난 10월에는 구체적인 추진계획 및 일정을 공고했다.

업계에서는 KT가 그동안 꾸준한 개혁 의지를 밝혔지만, 막상 시공 협력사의 3분의 1이라는 대규모 퇴출을 결정하자 혁신적인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6천여명의 직원 명퇴와 함께 30% 규모의 상무보급 이상 명퇴를 결정한 데 이어 이번 협력사 감축 소식이 전해지자 새해부터 KT의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KT 관계자는 "과거 협력사 선정과정에서 로비와 음해, 금품수수와 같은 비리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번 협력사 정예화를 추진하면서 100% 계량화 평가를 시행했고 모든 과정에서 윤리경영 차원에서의 철저한 감독이 있었기 때문에 전혀 잡음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추진한 협력사 정예화에 대해 업계에서 과연 실현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이번 결과로 KT의 클린 경영이 어느 정도 결실을 보게 됐다고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현장의 목소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