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구현모 다음달에 기소된다
작성자: 조선일보 믿어도 되나 | 조회: 453회 | 작성: 2021년 8월 10일 8:03 오후2Q 호실적 KT, 하반기도 ‘맑음’ 예상…대외 리스크는 극복 과제
KT는 하반기에도 이같은 실적 성장에 힘입어 신사업 확대를 노린다. 성장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주력 계열사의 기업공개(IPO)를 각각 진행한다. 다만 황창규 전 KT 회장의 기소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대외 리스크가 대두하고 있는 점은 극복 과제다.
KT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으로 2분기 영업이익에서 478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38.5% 증가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실적을 올리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같은 기준 매출은 2.6% 늘어난 6조276억원이다.
KT는 통신과 비통신 사업 모두 실적을 올리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통신 사업의 경우 무선과 유선 등 각각의 세부 사업에서 가입자 수가 증가한 것이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2분기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2.1% 늘어난 5074억원이다. 2분기 기준 초고속인터넷 누적 가입자는 935만9000명으로 순증세를 이어갔다. 초고속인터넷 사업의 경우 고가 상품인 기가(GiGA) 가입자가 전체의 64.9%의 비중을 차지하며 성장세를 보인 것이 특징이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통신 사업에선 프리미엄 가입자를 중심으로 양질의 견고한 매출 성장을 보였다. 고객 혜택 강화와 상품 경쟁력 차별화, 온라인 유통 채널 다각화 등으로 고객 기반이 확대했다”며 “초고속인터넷에선 1인 가구 상품과 기가 중심의 상품 판매로 가입자가 확대했다”고 말했다.
구독 기반의 DX 사업 확대가 B2B 사업 효자
비통신 분야로 기업회선과 기업 IT/솔루션,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등을 포함하는 기업 대상(B2B) 사업에선 AI/DX 성장이 주효했다. 해당 분야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2% 늘어난 1372억원이다. 전체 B2B 매출의 20%를 차지했다. 기업회선, IT/솔루션보다 비중이 작지만, 성장세는 가장 두드러졌다.
김 CFO는 “기존 통신에 ABC(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을 결합해 구독형 DX 상품을 선보이면서 다양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같은 변화를 바탕으로 상반기 수주 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60% 증가했다. 차기 국방 무선망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B2B 전체 매출로 보면 전년 동기보다 0.8% 감소한 6913억원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사업 매출이 줄었다. 2020년 국가 재난망 구축 사업이 반영된 점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이같은 외부 변수를 제외하면 AI 컨택센터(AICC)와 공공·금융 분야 클라우드 매출 확대로 전년 동기보다 2% 증가했다는 게 KT 설명이다.
KT는 2분기 그룹사 실적 증가라는 성과도 얻었다. 그간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던 BC카드와 KT에스테이트가 실적 감소를 방어한 결과다. KT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사업 핵심인 콘텐츠 자회사들이 성과를 보탠 점도 호실적을 견인했다.
BC카드의 경우 국내 카드 매입액이 늘고 상품 커버리지 확대 효과가 나면서 전년 동기보다 4.6% 늘어난 906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KT에스테이트는 호텔 사업 악화 등으로 전년 동기보다 36% 줄어든 668억원을 기록했지만, 실적 감소세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며 전 분기보다 6.7% 성장했다.
KT스토리위즈와 KT스튜디오지니 등의 콘텐츠 자회사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6.3% 증가한 1996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신설한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관련 KT 자회사를 수직계열화하며 공격적인 사업 개척에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맑음’…대외 리스크는 극복 과제
KT는 하반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통상 하반기에 설비투자(CAPEX) 비용이 늘고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투자 등이 동반되기에 상반기보다는 이익폭이 줄 수 있지만, 실적 성장세는 지속할 것이라는 게 KT 설명이다.
전체 실적의 주된 비중을 차지하는 무선 사업에서도 ARPU 증가세를 내다본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하반기에 주력 5G 스마트폰을 선보일 경우 5G 가입자가 그만큼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KT는 연말까지 5G 보급률을 45%로 예상한다. ARPU 역시 보급률 증가와 함께 확대될 수 있다.
여기에 AICC와 AI 로봇 등 비통신 사업에서 각각 하반기 신사업 출시 계획을 세운 상태기에 그에 따른 실적 확대를 예상한다. 케이뱅크와 KT스튜디오지니의 기업공개(IPO)를 각각 추진하는 등 그룹사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행보에 나선 점 역시 시장 기대감을 높인다.
다만 KT 사업 추진과 별개로 벌어지는 대외 리스크는 극복 과제다. 국회의원에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황창규 전 KT 회장의 기소 여부가 내달 결정되기 때문이다. 해당 사건에는 구현모 KT 대표도 포함돼 있다. 법조계에선 황 전 회장이 기소를 피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인권위원회(인권위)가 KT를 상대로 내부 노조의 구제방안을 마련하라는 권고를 내린 점도 부담 요소다. 전체 노조의 소수에 해당하는 KT민주동지회 회원과 KT새노조 조합원 일부가 비판적인 활동을 한 이유로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며 인권위 진정을 제기했다.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같은 상황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김 CFO는 “하반기에도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고객 중심의 경영과 성장 사업 중심의 그룹 포트폴리오 개선에 나서겠다”며 “이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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