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노조 – 민노총 `충돌`-임금동결안 금속노조서 불승인…GM대우는 조인식 강행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임금협상을 타결한 GM대우 노조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승인 거부로 제동이 걸렸다. 금속노조는 조만간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GM대우 임금교섭건에 대한 심의에 착수해 징계 등 대응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자칫 양측 간 갈등이 우려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지난달 28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GM대우 노사 간 올해 임금동결안이 금속노조의 기본급 4.9% 인상 지침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불승인을 결정했다. 이에 앞서 GM대우 노사는 임금동결과 고용안정 등을 골자로 한 임금협상안에 합의했고, 조합원 투표에서 66.3% 찬성으로 가결됐다.

금속노조가 불승인을 주장하는 근거는 두 가지다. 금속노조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 간 중앙교섭이 끝나기 전에 GM대우가 먼저 지부 교섭을 끝냈다는 것과 기본급 인상 가이드라인을 어겼다는 것이다.

GM대우가 아무리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더라도 금속노조 산하 240여 개 지회에 미치는 파장을 감안해 임금동결 합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속노조는 최근 현대자동차 정비지회의 탈퇴 논의 등 분열 움직임이 가속되는 상황에서 GM대우 노조를 자극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에 따라 금속노조는 13일 GM대우 부평공장에서 열린 임금협상 타결안 조인식에 참석해 형식상 거부했던 협상안을 실질적으로 승인해줬다.

산하 지부에 대한 교섭권과 서명권이 있는 금속노조는 김성열 교섭국장이 이날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의 위임장과 직인을 갖고 참석해 서명했다. 사측에서는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이 나왔다.

박용규 금속노조 단체교섭실장은 "중앙집행위원회 의결대로 GM대우 임금협상안을 승인할 수 없다는 방침은 확고하다"며 "하지만 GM대우의 유동성 위기와 그리말디 사장이 교체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조인식에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속노조는 다음달 초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GM대우를 비롯해 그동안 문제가 된 회사들에 대한 사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여기서 징계 대상이 된다면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

일각에서는 금속노조가 GM대우 지부에 대한 징계를 결정한다면 금속노조에 대한 불만을 키워 양측 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GM대우 관계자는 "임금교섭 과정에서 금속노조 측에서 참관을 했고, 향후 금속노조 집행위원회에서 소명을 충분히 하겠다"며 "금속노조가 GM대우 노조에 부담스러운 결론을 내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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