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노조 탈퇴는 노동운동의 마지막 호흡기 제거

KT노조 탈퇴는 노동운동의 마지막 호흡기 제거

“KT노조.민노총, 애증의 세월 재구성, 14년 동거...7년은 노선문제로 싸웠다”(조선)고 하는 데 노선문제라고 할 수도 없다. KT노조는 7년 동안 노동운동노선(이념)을 포기한 노조였기 때문에 싸우고 뭐고 할 처지에 있지 않았다. 제명대상인 노조였지만 덩치가 큰 노조였기 때문에 민주노총 내 한 편에서 조직관리 차원에서 필요해 껴안고 있었을 뿐이다. “이 정도일 줄이야...노동계 KT 95% 찬성 민노총 탈퇴에 충격”(한국경제)을 누가 받았는지 모르지만 최소한 민주노총이 충격을 받지 않았다. 그저 인공호흡기 제거하는 수준이었다. 충격이라면 노조가 완전히 회사에 놀아나거나 잡혀 있다는 점에서는 충격일 수 있다. “장상수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KT민노총 탈퇴...산별노조보다 단위노조, 정치투쟁.지도부 특권 버리고 새로운 노동운동 계기돼야”(중앙)한다는 주장은 KT처럼 되라는 얘기인데 민주노총이 완전히 죽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자본이 원하는 대로 하는 노조는 노조가 아니다.

“KT등 핵심 사업장 잇단 탈퇴...민노총 등지는 이유는, 생존 위기 처했는데 정치투쟁”(매일경제)이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투쟁을 말라는 소리다. 자본이 정치적이고 이념적으로 공격하는 데 정치와 이념을 제거하라는 얘기는 전쟁에서 무장을 해제하라는 말이다. “민노총의 황당한 해석, KT노조 불매운동, 부당노동행위 법적 대응”(중앙)은 노조 구성원들이 자본에 장악당한 상태에서 실효성이 없는 일이긴 하지만 문제제기 차원에서는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민노총 살 길은 이념투쟁보다 실사구시”(한국경제 사설), 소위 임금이나 근로조건 투쟁이나 한다면 집단이기주의나 배부른 철밥통이나 신이 내린 직장의 특권유지라고 비난할 것이다. 여기서 ‘실사구시’란 회사 시키는대로 조용히 있는 것이다. “FTA저지...미군기지 반대...조합원 동원하라...민노총 1년에 111회 무리한 지시”(조선)에는 응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본에 저항하지 말라는 뜻이다. 자본에 저항하는 것은 정치투쟁이고 이념적이라는 것이다. 그게 바로 자본의 대노동 정치투쟁이고 이념투쟁이다. “민노총 정치투쟁 노선 안 바꾸면, 탈퇴 도미노 못 바꿔”(조선)서 민주노총을 위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속내는 계속 정치투쟁해서 노조가 이탈하기를 바라고 있다. 문제는 조합원의 정치의식을 제고시키지 못하고 정치투쟁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생기는 상황에서 자본언론들이 노동운동을 우롱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교조 이대로면 민노총식 몰락 뒤쫓게 된다”(조선 사설)고 하는 데 정반대다. 정치투쟁을 제대로 해야만 노조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살아남을 수 있다. “시국선언 전교조, 자신의 허물부터 돌아보라”(중앙 사설)고 하지만 당장의 전쟁에서 무기를 내려놓고 자신을 반성하라는 선무공작일 뿐이다. 지금 시국선언은 전교조가 반성할 문제와는 차원이 다른 시급하고 급박한 문제다. “전교조, 인해전술 시국선언으로 징계 못 막는다”(동아 사설)며 마치 징계를 박기 위한 수준에서 전개되는 것이라면 아예 시국선언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정부가 징계라는 협박으로 교사들의 사상적 자유를 지울 수는 없다.


“쌍용차 노조, 차량방화시위, 의료진 출입 제지에 항의”(중앙)하는 것은 당연하다. 전쟁에서도 환자는 치료할 수 있게 하는 데 자본은 전쟁터의 적군보다 더 노조를 적대시 하고 있다. “음식반입 막은 使...회사차 불 지른 勞”(동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서는 안 된다. “벼랑 끝 쌍용차 사태...노조 결단부터 촉구한다”(중앙 사설)는 주장은 책임의 우선순위를 장반대로 파악한 것이다. 지금 노조가 내린 결단 이상의 생존방식은 없다. 결국 사측은 노동자 정리해고하고 난 뒤 정부에 공적자금투입을 요청할 것이고 사람들을 다시 채용할 것이다. 결단은 정부와 자본 측에서 해야 한다. “쌍용차 파업 두 달, 멈춰선 도시 평택...피아노 학원 음악 끊기고 상가 곳곳 임대 딱지”(매일경제) 등 가정과 지역경제가 파탄 났다면 “법원, 쌍용차 강제 집행”(조선, 중앙, 동아, 매일경제, 한국경제)이라는 선택 역시 거꾸로다. 법원이 강제로 집행해야 할 대상은 대주주와 경영진이다.

“예정된 비정규직 해고...구제신청 봇물”(한국경제)이니까 비정규직 노동자가 계속 고용되도록 2년이라는 기간을 1년 더 유예해야 한다는 말인가? 비정규직법은 해고법이 아니라 2년 뒤에는 정규직화하라는 법이다. ‘예정되었다’는 주장은 법정신을 훼손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주장이다. 비정규직을 보호하라는 것은 논리적 일관성에서 볼 때 정규직으로 보호하라는 말이지 비정규직으로 계속 고용하라는 말이 아니다. 고용기간 2년이 그것을 말해 준다. 한나라당 주장대로 1년 유예하면 정규직으로 고용할 의사가 있는가? 대통령까지도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예정된 비정규직 해고’를 퍼뜨리는 자본언론들의 논리는 일종의 폭력이고 음모다.

“아무리 일해도 제자리 인생...워킹푸어 300만, 일...네트 난민, 중...충밍쭈, 유럽...700유로 세대”(조선) 등 조선일보가 빈곤층 문제를 특집으로 내 보내고 있다.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자본언론인 조선일보가 자본의 탐욕이 낳은 빈곤문제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자본만을 대변하는 신문이 아니라는 위장이다. 둘째는 정말 빈곤 문제가 심각해 이명박 정권이 무너지거나 임기를 마치더라도 한나라당이 정권을 빼앗기는 상황이 오기 전에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요구다.

2009.7.2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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