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CP퇴출프로그램’ 피해자의 증언…”변하지 않는 KT”

[공감신문 생생현장] KT ‘CP퇴출프로그램’ 피해자의 증언…”변하지 않는 KT”

KT, 집회 현장서 허가없이 사진·영상 찍어…피해자들 먼 타지로 발령 당하는 등 고초 겪어

  • 박진종 기자
  • 승인 2018.06.15 19:31

CP퇴출프로그램 피해자인 육춘임 씨와 박은하 씨 / 박진종 기자

※ [공감신문 생생현장]은 일반 취재기사와 취재사진을 혼합한 기사형태로, 공감신문 기자들이 사회 곳곳을 직접 뛰며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공감신문] CP퇴출프로그램 피해자인 육춘임 씨와 박은하 씨가 15일 KT 광화문 지사에서 열린 ‘KT부진인력퇴출프로그램(CP) 피해자 집단소송(103명) 승리보고대회 및 치유문화제’에서 피해사례 증언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KT부진인력퇴출프로그램 피해자들의 집단손해배상 청구소송 승리를 알리고 피해 노동자들의 치유를 위해 마련됐는데, KT 노동자들과 함께 치유네트워크크통통통, 국가인권위원회제자리찾기 공동집행위원 등이 참석했다.

공연 중인 콜텍노래패 / 박진종 기자

콜텍노래패가 KT부진인력퇴출프로그램 피해자 집단소송 승리보고대회 및 치유문화제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승리보고대회 및 치유문화제에서는 콜텍노래패 외에도 ▲풍물굿연대의 길놀이와 대동판 굿 ▲판소리꾼 조애란 공연 ▲고대몸짓패 초아 등의 공연이 이어졌다.

이날은 주로 황창규 회장과 KT의 진심어린 사과를 촉구하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문화제라는 제목답게 피해자들을 정신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공연도 다수 준비됐다.

명숙 국가인권위원회 제자리찾기 공동행동 집행위원 / 박진종 기자

명숙 국가인권위원회 제자리찾기 공동행동 집행위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KT CP퇴출프로그램 피해 노동자들과 함께 하고 있는 명숙 집행위원은 KT의 행태를 적극 비판했다.

명 집행위원은 “KT 홍보실 등이 집회 주최 측의 허가도 없이 사진과 영상을 찍어갔다. 이것은 미행과도 같다”고 말하며, 10년을 넘게 이어오고 있는 CP퇴출프로그램의 진상을 이 자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알렸다.

실제 CP퇴출프로그램 피해자들은 극심한 정신적인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 KT 사측의 미행과 감시에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CP퇴출프로그램 피해자 박은하 씨 / 박진종 기자

CP퇴출프로그램 피해자인 박은하 씨가 발언하는 중이다. 박 씨는 과거 KT에서 부진인력으로 낙인찍힌 뒤 갖은 협박을 받았다. 심지어 어머니가 치매를 겪는 상황에서도 사측은 타 지역으로 발령을 하는 방법을 이용해 박 씨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었지만, 박 씨는 KT노동인권센터 조태욱 위원장과 KT전국민주동지회의 도움으로 버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CP퇴출프로그램 피해자 이은중 씨 / 박진종 기자

또 다른 CP퇴출프로그램 피해자 이은중 씨가 발언하는 모습이다. 이 씨는 서울에서 근무하다가 아무런 연고도 없는 전라남도 여수로 발령을 받았다.

그는 혼자 외롭고 쓸쓸하게 근무하며 퇴사도 고민하고 술을 마신 후에는 바닷가를 바라보며 몹쓸 생각을 가졌다. 그러나 사측의 횡포에 굴하는 게 싫었고 가족들이 생각나 차마 그럴 수는 없었다고 과거를 곱씹었다.

이 씨는 잦은 타 지역 발령에 매우 힘들었지만 버텨냈고, 결국에는 정년을 채우고 퇴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보고대회 및 치유문화제에서는 여러 피해사례가 소개됐는데, 일부 참석자들은 증언을 듣던 중 감정에 복받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박진종 기자 | pjj@go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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