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KTF 합병했는데 시가총액↓ (퍼옴)

`11조원+5조원=9조원(?)`. KTKTF가 합병한 이후 시가총액 변화를 단적으로 표현한 수식이다.

합병안이 이사회를 통과한 지난 1월 20일 KTKTF 시가총액은 각각 10조9000억원과 5조5000억원으로 양사를 합쳐 16조4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현재 KT의 시가총액은 9조6483억원에 불과하다.

KTKTF와 합쳤지만 증시에서 기업가치(시가총액)는 합병 이전보다 훨씬 낮게 평가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KTKTF의 합병 과정이 일반적인 인수ㆍ합병(M&A)과는 다른 특이한 거래로 이뤄진 구조를 시장에서 이해하지 못한 탓이라는 의견을 제기한다.

KTKTF를 합병하면서 신주를 거의 발행하지 않고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활용했다. 23일 합병으로 거래가 정지됐던 KTF 주식이 변경 상장되지만 이때 발행되는 신주는 KT 전체 주식의 0.3%(70만주)에 불과하다.

합병에 따른 주식가치를 희석시킬 신주 발행이 거의 없는데도 현재 주가는 합병 발표 이전만도 못하다. 주가의 가치를 나타내는 주가수익률(PER)은 2008년 말 22.9배에서 17일 현재 12.3배로 낮아진 상태다.

물론 KT 주가가 예상외로 오르지 않는 요인으로 △합병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 대한 실망 △인터넷전화가 많이 보급되면서 KT의 유선사업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 △올해 초까지 하락장에서 경기방어주인 KT 주가가 많이 빠지지 않아 상대적으로 3월 이후 상승장에서 탄력을 못 받았던 점을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요인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KT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고 입을 모은다.

황성진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사 간 합병은 KTF의 기업가치가 KT 내부로 완전히 내재화됐음을 의미한다"며 "현재 KT 주가에는 KTF의 기업가치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KT의 시장 가치가 왜곡된 상황"이라고까지 말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KT는 시가총액이 12조원 선, KTF는 6조원 선이었다"면서 "합병 KT의 주가 할인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현 주가는 저평가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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